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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쉬타카 Dec 30. 2022

137. 버텨낸 한 해

adios, 2022

마이페이보릿을 시작하고 매년 힘든 와중에 잘 버텨왔다 자평해오긴 했었지만, 올해야 말로 '버텨냈다'라는 표현이 딱 맞는 한 해였다.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여러 가지 운이 따르고, 노력에 비해 잘 된 일들 덕분에 계속 성장하는 그래프였다. 코로나의 위기도 있었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다행히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덕에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2022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깨닫게 된 사실은, '아, 이제 점점 저절로 잘 되던 일들이 중단되고 있구나'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지금까지 약 3년 간은 조류를 잘 만나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항해를 이어올 수 있었다. 그 가운데는 미리 조류의 방향을 예상했던 것이 맞아떨어진 경우도 있었지만, 정말로 운 좋게 예상하지 못했던 조류의 흐름에 올라타게 되어 한 동안 저절로 순풍까지 만나 긴 거리를 나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4년 차였던 올해 초부터는 이런 몇몇의 긍정적 조류의 흐름이 점차 느려지거나 곧 끊길 것 같다는 걸 감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난 3년 과는 달리 제법 자력으로 이어왔던 한 해였다. 지난해 매출이 워낙 여러 외부 요인들이 더해져 높은 편이었기에 올해는 그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그리고 실제로 지난해보다는 떨어진 매출을 올해 기록하게 되었지만, 조류의 도움이 거의 끊긴 시점에서 지난해에 크게 떨어지지 않는 매출을 최종적으로 기록했다는 건 우리 스스로에게 잘 버텨냈다는 말을 해줄 수 있을 만한 한 해였다.


지난 4년간 매년 그랬듯이 올해도 준비했던 일들을 다 해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특히 '필요해서가 아냐, 좋아하니까'의 속편 겪인 다음 책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어'를 2022년에 발행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 원고도 사실상 90% 이상 마무리했고, 편집도 제법 진행했는데 매번 급한 다른 일들을 쳐내다 보니 '여력'이 필요한 이 프로젝트는 결국 다음 해로 넘기게 됐다. 전편에 비해 재미 측면에서는 훨씬 나아져서 스스로도 깜짝 놀랐던 만큼 (홍보 멘트) 내년 1분기에는 반드시 책으로 꺼내놓고 싶다.


사실 내년 1분기가 마이페이보릿에게 가장 바쁘고, 복잡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아직 모든 것이 '아마도(maybe)'이긴 하지만, 서울에 매장 겸 사무실을 새로 오픈하게 될 것 같고, 정직원도 새로 채용하게 될 것 같고, 군산 매장도 계속 이어가게 될 것 같고(이건 운영을 해봐야 알 것 같고), 집도 다시 서울로 이사가게 될 예정이라(이건 확정) 아주 많은 부분이 바뀌거나 새롭게 시작될 예정인데 이 모두가 2023년 1분기에 벌어질 예정이다. 그리고 초등학생의 학부모가 되는 아주 커다란 삶의 변화도 있다.


보통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해를 기약할 땐 '내년엔 또 어떤 일이 있을까?' 하며 걱정과 기대를 하곤 했었는데, 내년을 맞는 기분은 좀 다르다. 

'어떻게 될까? 보다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앞서는 2023년.

잘 버텨냈던 2022년을 발판 삼아 내년에는 훌쩍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길!


눈이 정말 많이 내렸던 2022년 12월 말, 군산 마이페이보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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