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미용시키는 건 참 못 할 짓 같더라 ㅠㅠ
새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그동안 해야지 하고 미뤄두었던 미용을 핸썸이, 파이 모두 하게 되었는데, 마취 미용은 애들한테 좋지 않다고 해서 무마취 미용으로 미용사를 집으로 불러서 두 녀석을 미용하게 되었다.
이게 말이 미용사를 부르는 거지, 집사의 역할이 거의 50%에 달할 정도로 힘쓸 일이 많았는데, 도망가려고 힘쓰는 냥이들을 꼭 붙들고 있어야 하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특히 핸썸이는 미용사 분이 '얘는 정말 힘이 대단하네요' 할 정도로 나와 미용사가 쩔쩔맬 정도로 엄청난 거부 반응을 보였는데. 지켜보는 맘이 정말 좋지 않았다. 핸썸이가 그런 소리는 건 처음 들었는데, 마치 세상의 종말이 온 듯한 슬프고 고통스러운 울음이었다 ㅠㅠ
물론 마취를 하는 미용보다는 그나마 애들한테 덜 피해가 가겠지만, 이것도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하면서도 계속 들었다 ㅠㅠ 붙잡고 있는 내내 속으로 '아... 그냥 그만할까?' 싶을 정도로 나도 애들만큼이나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경험이었다. 흑 ㅠㅠ
파이는 핸썸이에 비하면 그나마 저항이 적었는데, 그래도 몹시 힘들어했다. 파이는 몸이 정말 작아서 사실 힘을 써도 못 잡아둘 정도는 아니었다. 미용사 분은 저렇게 힘들어해도 끝나고 나면 바로 괜찮아진다고는 했지만, 처음 겪는 나는 그게 맘처럼 쉽게 안되더라.
여하튼 두 녀석 다 미용을 마치고 나서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는데, 이쁘다는 생각보다는 아직도 미안하다는 생각이 더 앞선다.
그리고 어떤 애들은 미용이 끝나고 나면 서로를 잠시 인식하지 못해서 하악질을 하는 경우도 많다는데, 우리 애들은 오히려 같은 유대감이 형성된 것인지 전보다 더 친해진 느낌이다 ㅎ
바구니 집 안에도 절대 함께 들어가는 일은 없었는데, 어제 보니 둘이 함께 자리 잡고 누워 있더라.
언젠간 또 미용을 해야 할 날이 올 텐데. 그때 또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