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shley Lim Sep 17. 2020

덴마크 코펜하겐 유학 이야기 #3

호주에서 시작된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애슐리림 입니다.


덴마크에서 여름이라는 건 굉장히 특별한 시기예요.


일 년 내내 그 두 달 남짓을 기다리며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름이 다가오면 따뜻해지는 공기와 함께 새벽까지 훤하게 길어지는 날들만큼 그 쌀쌀하던 덴마크 사람들도 길거리에서 다 싱글벙글,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사실 호주나 한국에 비하면 여름 같지도 않은데 말이에요.ㅎㅎ 


날이 풀리면서 디자인적으로 멋진 건축물들을 하나씩 답사하러 다니기 시작했어요. 서울이나 뉴욕은 말할 것도 없고 시드니에 비해서도 코펜하겐은 굉장히 작은 도시이지만, 디자인적으로 영감을 주는 건축물은 정말 어느 도시보다 많았어요.


미니멀리즘


지금은 트렌드가 된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가 덴마크의 고전 건축물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해요. 좋게 표현하면 단아한 우아함, 다르게 표현하면 비어있는 휑함. 이런 기능주의에 기반한 미니멀한 디자인이 덴마크의 강점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나 봅니다.


Grundtvig’s Church는 1920/1930년대에 건축되었어요. [출처: www.ignant.com]


비야케 잉겔스(BIG)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건축가 중 한 명이 코펜하겐 출신의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 Group)인데요, 2016년에는 뉴욕타임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었었죠. 유학 당시 비야케의 회사 ‘BIG’은 코펜하겐 기반해 있었고 (지금은 뉴욕 기반) 많은 대학교 친구들이 그 사무실에서 건축 모델을 만드는데 활용되고(?!) 있었죠. 저희들끼리 속어로 ‘model bitch’라고 불렀어요~ㅎㅎ 대학생 인턴들한테 돈도 정말 최소한으로 주면서 새벽같이 매일 야근시켰다는 건 안 비밀...ㅠㅠ


비야케 잉겔 슨 [이미지 출처: Steve Benisty]


비야케를 필두로 많은 덴마크의 건축가들이 새롭게 만들어내는 현대 건축물들은 고전 건축물들과 다이내믹한 조화를 이루며 코펜하겐이라는 특별한 도시를 완성합니다. 정말 건축가에게 코펜하겐은 최고의 놀이터가 아닐까 해요.

제가 정말 좋아했던 건축물 중 하나인 'Tietgen 기숙사'는 감동 그 자체였어요! 거기에 사는 대학교 기숙생들이 너무 부러웠죠 [출처: www.archdaily.com]


이 글을 마지막으로 2007년 코펜하겐 유학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이렇게 13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니 만감이 교차하네요. 많은 분들이 종종 물어봐요:

Do you love Copenhagen? 


그럴 때마다 전 주저 없이 말해요: 네, 정말 좋아요! 하지만 평생 살고 싶진 않아요...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첫 번째 이유는 여름을 제외하면 항상 비가 내리는 우울한 날씨고요, 두 번째는 문화의 차이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좋은 기억들로만 채울 수 있었던 건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는 교환학생 친구들 덕분이었네요!


저녁이되면 제법 쌀쌀하던 코펜하겐의 여름날들...


근데 제가 지금은 슈즈 디자인을 하고 있다니 정말 상상도 안되시죠? 건축 디자인에서 슈즈 디자인으로 넘어오게 된 이야기. 정말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하네요...^^*


다음엔 본격적으로 슈즈 디자이너 입문기에 대해 얘기해 볼게요... (개봉박두!)



#건축가 #슈즈디자이너 #애슐리림 #코펜하겐 #덴마크

   




작가의 이전글 덴마크 코펜하겐 유학 이야기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