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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 박사 Jun 18. 2019

BTS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했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구축된 이미지에 따라 어떤 기업의, 어떤 제품의 CF의 모델이 될지, 어떤 작품에 출연하게 될지 등이 정해지는 연예인에게 이미지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들의 이미지는 본인의 원래 성격과는 상관없이 대중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을만한 만들어진 정체성으로 대중과 소통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연예인들의 만들어진 정체성을 그들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대중은 느끼고 만들어진 긍정적인 이미지가 한순간의 실수나 사고로 파괴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합니다. 특히 공중파 방송만을 통해 연예인이 대중에게 보이던 시절에는 포장된 모습으로 구축되는 정체성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요즘은 공식 SNS 계정은 물론 개별 SNS 계정도 운영하고, 오프라인에서의 대중과의 만남도 사진/동영상에 찍혀 온라인 상에 게시가 가능하니 본인이 고유하게 갖고 있는 성격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구축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는 정체성과 이미지 간의 괴리감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겠죠?


이번 글에서는 아이돌을 처음 배출한 중소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BTS가 그들의 팬들과 어떻게 소통하며 입지를 굳혀 나갔는지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BTS의 브랜드 정체성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ashlistar/4)



BTS의 멤버별 특징


BTS가 유명하지만, 팬이 아니면 개개인이 어떤 개성과 매력, 실력이 있는지 알 수가 없죠. 아이돌에 큰 관심이 없는 저 역시 BTS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7년 초였어요. 우연히 유튜브에서 그들의 무대 영상을 보면서 무대 장악력과 칼군무에 매료되어 몇 시간 동안 영상을 계속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그때는 멤버들 누가 누구인지도 구분이 안되고 모든 멤버가 비슷해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말, BTS 브랜드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이들이 연습생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지 않았음에도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아미 (ARMY)가 아닌 이상 알기 힘든 멤버별 특징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BTS는 멤버 개개인의 개성이 뚜렷하고 멤버마다 실력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있어 뭉쳐서도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예를 들면, 리더인 RM의 경우, 학창 시절 공부도 잘했지만 음악에도 두각을 부여 2007년부터 언더에서 '런치란다'라는 이름의 래퍼로 활동했고 언더에서 꽤 유명했다고 하네요. 초등학생 때부터 꿈이 프로듀서였던 슈가는 대구에서 프로듀서로 유명세를 탔다고 해요. 게다가 랩은 물론이고 클래식 피아노, 재즈 피아노 등도 능통하다고 하네요. 제이홉은 광주 유명 댄스학원 출신으로 춤을 잘 추기로 워낙 유명해서 초반에 광주에서는 '방탄소년단 = 정호석 (제이홉의 본명)이 있는 그룹'이라고 알려질 정도였다고 합니다. 춤 선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지민은 부산 예고에 수석 입학한 무용의 유망주였다고 해요. 순수무용뿐 아니라 브레이크, 힙합, 마샬아츠, 아크로바틱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고, 중학생 때 팝핀을 시작해 댄스 대회에서 성인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민의 춤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갖고 있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듯합니다.

아이돌 그룹 하면 또 외모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BTS의 비주얼을 담당하는 진, 뷔, 정국이 있습니다. 팀의 맏형인 진은 데뷔 전에 SM 엔터테인먼트에서 스타성을 알고 학생 때 캐스팅을 했었다고 합니다. 또 2018년 2월에는 유명 성형외과 의사들이 아시아의 남성의 얼굴을 분석한 결과, 진을 황금비율의 얼굴을 가진 1위로 선정했으며, 2019년 1월 체코 인형 전문 디자이너 그룹이 선정한 조각미남 1위에 오르기도 했어요. 아미들 사이에서 CG 처리한 것 같은 비주얼에 비글미와 4차원의 매력이 돋보인다고 알려진 뷔는 특히 퍼포먼스와 무대 장악력이 뛰어납니다. BTS의 무대 영상을 보다 보면 뷔의 강렬한 눈빛과 표현력이 뛰어남을 실감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다방면으로 출중해서 황금막내로 통하는 정국은 BTS 데뷔 전 슈스케 오디션에서 무려 7개의 명함을 받았다고 합니다. 부산 출신인 정국은 데뷔 전부터 춤, 노래, 랩, 외모 모두 만능이라 부산에서도 엄청 유명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랩, 프로듀싱, 춤, 표현력 등 다방면으로 실력을 갖춘 멤버들이 모여있다 보니 멤버들끼리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본인들의 이야기로 곡을 만들면서 팀 전체의 실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BTS의 곡의 작사 작곡을 보면 거의 전 곡에 RM, 슈가, 제이홉이 참여했고 다른 멤버들도 앨범마다 1~2곡씩 참여했습니다. 이로 인해 자신들의 생각과 고민으로 같은 나이 때의 팬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BTS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메이저 소속사는 자금력이 좋아 소속 연예인을 공중파에 노출시키고 유명해질 수 있는 기회가 중소기업에 비해서는 많은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는데 반해, 중소 소속사의 연예인들은 공중파 방송을 타기 어렵고 인기를 얻을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BTS 역시 처음 결성되어 활동을 시작한 2013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키우는 첫 아이돌 그룹이라 방송 출연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대중에게 본인들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죠. 그럼 공중파 방송 출연이 어려워 인지도를 높이기 어려웠던 BTS는 팬들과 어떻게 소통을 했을까요?


이들은 이런 악순환을 인터넷 매체를 통한 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지금은 V-live나 유튜브를 통한 Vlog 등 아이돌이 자신들의 일상을 공유하며 팬들과 소통을 하지만, 과거에는 SNS를 통해서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하기도 하고 분란을 일으키기도 하여 소속사에서 SNS를 허용해 주는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BTS는 7명이 하나의 계정으로 함께 SNS를 하는 방식으로 채널의 단일화는 물론이며 서로가 조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음악 이야기뿐 아니라 멤버들의 일상생활을 공유하며 팬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며 팬들과 '수평적 연대'를 모색합니다. 이 수평적 연대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 (Gilles Deleuze)의 리좀 (Rhyzome) 개념에서 나온 것으로, 스타와 팬이라는 위계질서로 이루어진 관계가 아닌 서로 연결하고 접속하는 네트워크 구조를 의미합니다. 멤버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공개하며 팬들의 공감과 위로를 얻고, 팬들의 댓글에 반응하며 소통하는 수평적인 관계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데뷔전인 2011년부터 트위터로 지속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바, 바라보는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팬들과 나눴습니다. 그 당시에는 트위터가 지금보다 더 트렌디한 매체였던 이유도 있지만,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용량이 가벼운 콘텐츠를 선호하는 해외 팬들을 위한 좋은 전략이었습니다. 또한 트위터는 리트윗을 통한 확산이 빠르기 때문에 해외 청소년팬들에게 급속도로 알려질 수 있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강점도 있었죠. 트위터뿐 아니라 유튜브에 공식 채널인 방탄 TV를 개설하여 구오즈의 만다꼬, 방탄밤, 먹방 잇진 등 다양한 콘텐츠의 동영상을 지속적으로 공개하여 팬들이 입덕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팬들은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 멤버들의 인간적인 모습, 망가진 모습, 멤버들끼리 디스를 하며 노는 모습을 보면서 스타라기보다는 '내 친구', '내 자식' 같은 친숙함을 느끼게 되고 진솔한 모습을 접하며 신뢰를 쌓게 됩니다.


또한 국내 메이저 방송사의 콘텐츠는 해외로 수출할 때 시간도 걸리고 해외 팬들이 콘텐츠를 가공, 재생산하는 데 있어서 규제도 많은 편이지만, 유튜브의 콘텐츠는 해외 팬들이 손쉽게 접하고 자발적으로 번역, 자막 달기, 편집 등을 하는 콘텐츠 재생산 및 확산이 가능하여 보다 적극적인 구전 효과 (Word Of Mouth)가 가능했습니다. 이러한 아이돌과 팬 사이의 콘텐츠 선순환 구조는 다른 아이돌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이지만, 그 당시에는 BTS만큼 적극적으로 아이돌 멤버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는 방시혁 대표가 BTS 멤버들을 믿고 자율성을 주며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BTS의 브랜드 가치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BTS는 대한민국의 국위선양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수업시간에서 BTS를 모르고서는 현재의 시장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강조하며 이들의 강력한 영향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브랜드 가치를 경제적 가치와 연결 지어 생각하면, 현대 경제연구원에서 2018년 12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BTS가 창출한 경제적 가치는 연 5조 6000억에 이릅니다. 이는 연평균 국내 생산 유발 효과 4조 1400억 원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 4200억 원을 합친 금액인데요, 국내 중견기업의 연평균 매출액의 약 35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가치입니다. 또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BTS가 창출할 총 경제적 효과는 56조 1600억 원에 달할 것이라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3배 정도에 이르는 수치라고 합니다.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면서 BTS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습니다. 2017년 UNICEF와 함께 "Love Myself" 캠페인을 진행하며 '진정한 사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면서부터 시작된다 (true love first begins with loving myself)'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또한 2018년 말, UN총회에서는 연사였던 RM은 9-10세에 심정지 상태가 왔었고 기적적으로 살아나 그때부터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꿈을 향해 정진했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며 '자기 자신을 찾고 스스로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찾아라 (Find your name, find your voice by speaking yourself)'는 메시지를 전하며 감동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선한 영향력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힘도 가진 BTS. 2019년 1월 정국이 팬미팅에서 "섬유유연제 다우니 어도러블을 사용 중"이라는 한마디에 해당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하며 인터넷 쇼핑몰 곳곳에서 품절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정국의 어도러블' 사태는 경제적 효과를 입증하며 세계적으로 광고업계의 러브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비인형 제조사로 유명한 마텔 (Mattel)은 BTS의 IDOL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의상을 입은 'BTS 인형'을 제작하기로 했고 올해 여름에 출시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롯데마트에서 오프라인으로 독점 판매한다고 하네요. 어릴 때 바비인형을 무척 좋아했는데, BTS인형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기대됩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BTS는 다방면에서 기록을 세우며 아이돌에서 아티스트의 영역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개개인의 실력과 능력을 꿰뚫어 본 대표 방시혁의 혜안과 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잘 이끌어 준 그의 리더십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또한 멤버들 스스로가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한 팀이 되어 포기하고 싶던 위기상황을 기회로 승화시킨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말은 쉽지만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특히 유명하지 않을 때는 보는 사람도 적고 피드백도 적기 때문에 재미도 없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해서 올리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인내력과 끈기 없이는 하기 힘든 일이죠. BTS는 멤버들끼리 똘똘 뭉쳐 끊임없이 노력하고 팬들과 수평적인 연대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소통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성공신화를 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실력 있는 아티스트로 명성을 유지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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