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딩 네버랜드

by 징계
wr_0415_1.jpg 보습

이마에 주름이 쫙 생겼다. 30대 초중반 때 즈음인 것 같다. 이만저만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결혼도 못했는데. 나름 옷을 잘 입는다는 소리를 항상 들어왔던 터라 사람들의 시선이 더욱 신경 쓰였다. 패션엔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잘 알았지만 미용엔 젬병이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인터넷으로 주름 개선 관련 크림들을 알아보고, 유명 브랜드서부터 이름 모를 브랜드까지 여러 제품들을 구매했다. 너무 이 제품 저 제품 막 바른 걸까? 주름 개선은 커녕 이마에 여드름만 덕지덕지 났다. 30대 초중반에 여드름이라니. 회춘했다. 고맙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발라봤다. 조금 나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주름 개선이라기보다는 예방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그러던 와중 TV에서 윤여정 배우님이 나오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무심한 듯 걸친 하얀색 그래픽 티셔츠에 젊은 감성의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모습이었다. 연세에 맞지 않을 법한 패션이지만 너무도 잘 어울리셨다. 앞서 말했듯 미용엔 무지렁이이어서 화장은 얼마나 하셨는지 잘 모르겠지만, 세월을 숨기고 계신 모습은 아니었다. 멋있었다. 윤여정 배우님은 그 프로그램에서 당신보다 나이 어린 다른 출연진들과 격의 없이 서스름 없이 지내는 모습이 비치어졌다. 어린 친구들의 실수 투성이 언행에도 인상을 쓰지 않으셨다. 그러다가도 거침없이 툭툭 던지시는 선배로서의 충고는 무겁지 않고 경쾌했다. 윤여정 배우님은 친구이자 선배였다. 그곳에 꼰대는 없었다. 윤여정 배우님은 젊었다. 외모를 억지로 젊게 꾸며서가 아닌, 그녀의 마음이 윤여정 배우님 자체를 젊게 만들었다.


이효리는 자신의 본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노 메이크업 화보를 진행했다. 이효리와 함께 작업을 진행한 스타일 디렉터 곽지아는 “사진 속 모습은 참 빛나는 이효리였다. 난 여전히 그녀를 알아가는 중인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해버렸다”라고 밝혔다. 포토그래퍼 김태은 역시 이효리와 작업을 회상하며 “우리나라에 이런 아티스트, 이런 여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다”며 “나도 오랫동안 만지지 않았던 필름 카메라를 꺼내어 준비했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거짓이 많은 이 세상에 조용히, 그렇게 안 해도 우린 충분히 아름답고 멋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촬영했다. 오랜만에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동안 연예인의 대표 격인 최강희, 은지원은 게임을 좋아하고 덤벙대며 순수한 모습으로 비치어진다. 마치 어린아이를 보는 듯한 모습니다.


누군가 그랬다. ‘나이가 들면서 지켜야 할 것은 동안이 아니라 동심이다.’ 원래부터 그다지 어른스럽지 못한 나였지만, 그때부터 나는 동심을 지키려고 더욱 노력했다.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보니 많은 것들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러다 보니 웃을 일도 많아졌다. 웃는 얼굴로 거울을 보니 이마의 주름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주름은 미소에 가려져 있었다. 사람들은 지금의 나에게 철딱서니 없다고들 한다. 그리고 아무도 나에게 나이 들어 보인다고 하지 않는다. 역시 동안보다는 동심인가 보다. 주름 개선 크림은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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