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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스크 Jan 09. 2022

애틀랜타 근교의 세련된 쇼핑몰, 아발론

입맛저격 식당과 취향저격 서점

오늘은 남편의 생일이다. 미국에서 보내는 처음이자 마지막 생일이지만 며칠 전 채투지 호수로 여행을 다녀온 터라 막상 생일 당일은 특별한 계획이 없다. 우리는 애틀랜타 근처의 쇼핑몰 아발론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것으로 간단히 축하를 하기로 했다. 아발론은 쇼핑몰 자체도 아기자기 예쁘고 입점되어 있는 상점들도 세련된 곳이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집이 많은데 오늘은 아발론을 다녀온 김에 아발론의 맛집과 마음에 들었던 가게를 소개해 볼까 한다.


1. Rumi's Kitchen 

지인의 강력 추천으로 가게 된 페르시아 레스토랑. 원래 크리스마스 때 가보려 했으나 대기가 너무 길어 포기하고 평일인 생일 때 다시 방문했다. 우리는 후무스와 그릴드 쉬림프, 양고기 케밥, 피치 소다를 주문했다. 후무스는 건강한 맛인데 함께 나오는 빵이 폭신해서 맛있었고, 새우는 딱 두 마리만 나오는데 통통해서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다. 후무스는 허브와 함께 나오는데 말이 좋아 허브이지 그냥 풀떼기이다. 이걸 무슨 맛으로 먹나 싶은데 후무스랑 같이 먹으면 신기하게 맛있다. 양고기 케밥은 양이 엄청나게 많아서 하나를 둘이 나눠 먹었는데도 상당히 남겼다. 고기는 전혀 질기지 않고 냄새도 안 나서 남편은 입에 잘 맞는다며 좋아했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중동요리의 낯선 향기가 끝내 적응되지 않았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곳 (Rumi's Kitchen Homepage)


2. District III

크리스마스 때 위 식당을 못 가서 대신 간 식당. 사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고 별 기대도 안 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며칠 굶은 사람처럼 정신없이 먹었다. 당시 먹은 요리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데 Today's Special 중 게 요리였다는 것만 기억난다. 싱가포르의 칠리 크랩과 비슷하게 입술이 얼얼해지는 매콤한 맛이었는데 미국에 와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 가격도 안 물어보고 주문했는데 양이 상당히 많아서 100달러쯤 나올까걱정했지만 다행히 30달러 정도여서 안심했다. 맛도 있는데 가격까지 마음에 들어 언제라도 다시 가고 싶은 식당. 폭풍 흡입하느라 사진을 못 찍어서 위 사진들은 식당 홈페이지에서 가져왔다.(District III Homepage)


3. Posman Books

예쁘고 귀여운 물건들은 서점에서 판매하는 것이 만국 공통인가 보다. 아발론의 한 귀퉁이에 있는 서점 <Posman Books> 귀여운 물건을 좋아하는 사람은 눈 돌아갈 만한 곳이다. 서점이지만 인형, 머그컵이나 스패츌러 같은 조리기구, 배지와 팬시용품들이 더 먼저 눈에 띈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의 여성 기업인 Seltzer Goods의 상품들이 하나같이 귀여운 디자인들이어서 무척 마음에 들었다. 한참 구경 하다가 더 있으면 가산을 탕진할 것 같아 조지아의 상징인 복숭아가 그려진 머그컵만 기념으로 구입한 후 눈을 가리고 가게를 뛰쳐나왔다. 그야말로 취향저격인 곳 (Posman Books Homepage)


. Confections

이곳은 아발론이 아닌 존스크릭에 있는데 덤으로 적는다. 왜냐면 맛있으니까. 한인이 운영하는 한국 스타일의 베이커리인데 기본 빵도 케이크류도 굉장히 맛있다. 미국에서 이런 맛의 한국식 베이커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연말에 힐튼헤드 아일랜드를 갈 때도 여기서 조각 케이크를 사서 아이스박스에 담아 갔더랬다. 위의 케이크는 남편의 생일 축하용. 한편 함께 찍힌 샴페인 <Korbel>은 저렴한데 맛있어서 우리가 쟁여놓고 먹는 술. 많이 달지도 무겁지도 않아서 데일리로 가볍게 마시기 좋다. 그러고 보니 미국에서 미국식 케이크는 먹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사실 마트에서 자주 보기는 하는데 형광색 크림으로 뒤덮인 케이크들이 어째 무서워서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다. 그래도 한국 가기 전에 한 번 먹어는 봐야 할 텐데.


아발론에는 위 가게들 말고도 예쁜 가구나 인테리어샵, 종이 전문점 같은 재미난 곳들이 많고 극장도 있어서 주말을 즐겁게 보내기 좋은 곳이다. 겨울에는 한시적이지만 아이스링크도 운영해서 반짝이는 트리 아래서 스케이트를 타며 겨울 분위기를 만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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