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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주름

by 초린

저녁이 내 눈꺼풀에 접힌다

하루의 말들이 다 닳아

피부처럼 얇아진 구름 위로 올라간다


산등성이마다 허기진 침묵

붉은 지문을 골짜기마다 찍는다

맑은 사람이 치르는 가난한 의식


몸은 붉은 빛을 따라 접힌다

무릎이 접히고, 어깨가 접히고

마침내 심장이 높은 언덕에 닿는다


구름마다 심장의 피가 번지고

하늘 고랑길 위에

잠시 쉬어가는 회색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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