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박새는 다만 꽃을 취할 따름이다.
동박새가 어찌 동백나무가 견딘 고통과 혹한 무더위까지 헤아리랴.
그것은 다만 동백나무의 일이다.
동백새가 그것까지 알았다면 동백꽃에게 다가갈 수 없을지 모른다.
동백꽃은 홀로 외롭고 아름답고 처연하다.
어쩌면 동백꽃은 그 외로움을 견뎌낼 내공이 있다.
제 스스로 척척 모가지를 꺽어 피를 뿌리는 걸 보면.
2. 김영갑의 사진집 <그 섬에 내가 있었네>는 글도 좋고 사진도 좋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외롭고 쓸쓸하다.
그 감정은 나를 충만하게 만든다.
더없이 쓸쓸할 때는 김영갑 사진을 보라.
바람이 세차게 이는 그 풍경을.
외롭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