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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노트]학생들 위주로 갑시다!

우리 원의 핵심 비결

by 혜은


우리 원이 잘 되고 있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역할이 중요하다. 나는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보는 편이다.


30점 만점 단어테스트에서 똑같이 25점을 받았더라도, 평소에 20점 받던 학생이면 크게 칭찬하고, 30점 받던 학생이면 좀 더 신경써야 한다고 이야기해준다.


학생들도 이를 알고 있다. 각자에 맞게 나의 피드백이 간다는 것을. 그래서 학생들이 내가 보이는 개별적인 관심에 더 노력하고, 단어테스트, 숙제 등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우리 원의 학생들은 마치고 집에 갈 때, 바구니에 담긴 사탕이나 젤리 등을 하나씩 가지고 간다. 내가 늘 간식을 비치해놓는다.


우리 원의 학생들이 이 공간을 '달콤하고, 특별한 공간'으로 기억했으면 해서 생각해본 아이디어다. 영어를 공부하는 공간이 꼭 딱딱할 필요는 없으니까.


한 번은 어떤 학생이 이를 두고, "여기는 참 복지가 좋아~"라고 얘기한 적도 있다.



나는 그림에 소질이 없다. 하지만, 가끔 문법 개념을 설명하다가 칠판에 일부러 그림을 그린다. 학생들이 이를 보고 웃는다.


나는 이 웃음이 참 좋다. 나와 학생들 간의 어려운 벽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영어 수업에 있어서는 전문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내 영역이 아닌 부분에서는 가끔 허점을 보여도 마냥 좋다.



우리 원을 다닌다면 모두가 아는 우리집 강아지 마루. 나는 우리 교습소 달력에도 짝수달에는 마루 사진을 넣었다.


나의 마루 사랑이 유별나다는 것을 알기에, 학생들은 마루를 우리 원의 마스코트처럼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가끔 까다로운 선생님이, 무조건적으로 예뻐하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학생들에게 재밌고 신기하게 다가가는 것 같다.



솔직히 학생들이 나를 좋아하는 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많다. 가끔은 나도 그 비결이 궁금하다.


나는 우리 학생들이 참 좋다. 다들 각자의 매력이 있어서 참 귀엽다. 내가 학생들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걸 알아서, 학생들도 잔소리가 많은 나를 좋아해주는 것 같다.



나는 학생들을 위해서 세심해지고 있다.


교습소 앞에 자전거를 대는 우리 학생들이 주차하는 차 때문에 위험해보여서 주차 금지 표지판을 구입해서 설치해두기도 하고,


학생들이 우리 원 앞에서 대출 명함(오토바이 타고 가면서 뿌리고 간 명함)을 보는 게 왜인지 싫어서, 학생들이 보기 전에 보일 때마다 주워서 버리고,


나도 벌레를 싫어하지만, 학생들 앞에서는 의연하게 거미도, 바퀴벌레도 잡는 내가 되었다. 내가 무서워하면 학생들이 더 무서울테니까.



우리 학생들은 등원할 때 뛰어서 등원한다. 타박타박 발소리가 들려서 보면, 우리 원의 학생들이다.


이유를 물어보면, 우리 원에 빨리 오고 싶단다. 영어 공부를 하는 공간을 왜 그리 좋아하는지 가끔 미스테리다.



"얘들아, 너희들이 있어서 선생님은 웃을 일이 참 많아. 그래서 너희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거야. 그러니까 늘 지금처럼 웃으면서 영어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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