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은 Aug 31. 2021

나는 지금이 제일 예쁜데?

다들 함께 외치자

대학교 1학년. 너무나도 잘 꾸미고 싶지만, 스스로에게 어울리는 스타일도 모르고, 화장도 할 줄 몰라서 다들 엉망진창으로 꾸미던 시절.


그때 나는 다른 동기들보다 더 못 꾸몄다. 과가 호텔경영/외식경영 쪽이다 보니, 학생들이 대체적으로 다른 과에 비해 잘 꾸몄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주눅이 들었었다. 대학교 1학년 때 아직 어린 자존감을 가졌던 나는, 나보다 예쁜 사람들이 넘쳐나는 세상이 벅찼다.


그래서 열심히 옷도 사고, 화장법도 이것저것 시도 해봤다. 몸무게 관리도 적당히 하고, 향수에도 관심을 가졌다. 대학교 2학년이 되자, 선배들이 '예뻐졌다'라는 말을 했었다. 자존감이 조금은 살아났다.


대학교 3학년 때 연애를 열심히 했다. 연애하며 맛집 탐방을 했더니 대학교 4학년 때까지 몸무게가 많이 늘었다. 자존감이 또 바닥을 쳤다. 졸업하고 부산으로 내려오면서 이별을 하고, 식단 관리와 운동을 병행하며 6개월간 13kg정도를 뺐다.


대학원 다니는 동안은 이 몸무게를 유지했는데, 학원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학원에서는 바빠서 제대로 못 챙겨먹고, 밤10시~11시쯤 마치고 밥을 먹는 게 습관이 되자, 몸무게는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어느덧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왜 나의 자존감과 나의 외모가 이렇게 큰 연관이 되어야 할까.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과 상관 없이 나는 나고, 나는 폭식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일을 열심히 하다가 밥을 챙겨먹는 것 뿐인데. 그런 나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것이 과연 옳을까.


지금에 와서는 일에 적응을 해서 오전에 걷기 운동을 하고  하루에 한 끼는 칼로리가 낮은 한식 도시락을 먹는다. 스스로 어느 정도 관리를 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몸무게가 드라마틱하게 빠지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몸무게에 상관없이, 나는 생각한다. '나는 지금이 제일 예쁜데?'


예쁘다는 건 기준이 없다. 세상에 예쁜 사람들이 참 많은데 거기에 내가 꼽사리 끼인다고 큰 문제가 되겠는가. 그러니 다들 이런 생각으로 삶을 살았으면. '나는 지금이 제일 예쁜데?'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착할까, 나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