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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은 Sep 20. 2021

브런치 작가 한 달, 글태기를 맞이하다

2021년 8월 17일에 브런치 작가 심사를 통과하고, 첫 글을 발행했다. 그로부터 아마 2주간은 브런치에 빠져 살았던 듯 싶다. 하루종일 어떤 글을 쓸 지 구상하다가, 글을 쓰고 싶은 느낌이 오면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때는 하루에 글을 세 편씩 올리는 날도 있었다.


다음 2주간은 글쓰기에만 빠져있기보다는, 친근해진 다른 작가님들과 교류하는 데 빠져있었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다는 게 즐거웠다. 그리고 내 글에 달리는 작가님들의 댓글을 읽는 것 또한 즐거웠다. 이것이 글쓰기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렇게 한 달 정도를 폭발하듯 에너지를 쏟으며 여러 편의 글들을 쓰고 나니, 내게 '글태기'가 왔다. '글태기'는 방금 내 머릿 속에 떠오른 용어인데, '글쓰기+권태기'의 조합이다.


연인간의 사랑도 너무 뜨겁고 난 후에는 꼭 권태기가 찾아오는데, 지금 내가 글쓰기를 대하는 태도가 딱 그 상태이다. 글감이 모자라는 것도 아니다. 글감이 떠오를 때마다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놓았더니 앞으로 쓸 글감은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데, 글을 쓸 에너지와 글을 쓰고 싶은 느낌이 부족하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특효약을 처방하려고 한다. 처음처럼 하루에 한 편 이상은 글을 쓰겠다는 다짐에서 벗어나서, 내가 글을 쓸 에너지가 차오르는 날에만 글을 써야겠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브런치 글쓰기에 대한 고민은 다른 작가님들도 한 번쯤은 해보셨을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자주 올리는 게 제일 좋지만, 글쓰기를 오래하고 싶다면 천천히 가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글태기가 온 나는, 이제 나만의 페이스 조절을 시작한다. 물론, 이 글을 쓰고 난 후에 갑자기 에너지가 회복되어서 매일 글을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지금의 나는 나의 마음을 보살필 필요가 있고, 글쓰기도 어쩌면 나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기에 내가 주인이 되어서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글태기를 잘 넘겨서 롱런하는 좋은 브런치의 작가로 자리매김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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