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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현석 May 08. 2018

더 많은 별을 빛나게 하라

〈나는 다른 것을 본다〉-9화-

맥주회사가 잔을 파는 이유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가 점점 중요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지난 3년간 숙명여대에서 이 분야를 강의하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한 결과, 몇 가지 장점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먼저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는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하는 데 최적화된 전략이다. 소비자들은 날이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대량 생산된 제품을 가리지 않고 집어드는 대신, 자신만의 가치 체계를 갖고 브랜드의 희소성, 차별성, 문화, 품격 등을 꼼꼼히 따진다. 이제 기업은 단순히 제품의 1차적 기능을 넘어서서 다른‘ 무언가’를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컴퓨터 업체 아수스는 자동차 브랜드 람보르기니와 협력해 람보르기니 노트북 한정판을 만들었다. 노트북을 켤 때 들리는 우렁찬 람보르기니 엔진 소리는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코카콜라는 브랜드 탄생 125주년을 맞아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한정판 병을 제작했는데, 각종 해외 잡지들은 이 제품을‘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꼽았다.‘ 에비앙’은 크리스티앙 라크루아와 폴 스미스 등이 디자인한 14달러짜리 물병을 만들어 매진시킨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파리바게트가 생수‘ 오’를 만들어 기존 생수병과는 다른 독특하고 예쁜 모양으로 신선함을 강조했다.

코카콜라 X 칼 라거펠트(좌) 파리바게트 생수 '오'(우)

오비맥주 역시 국내를 대표하는 예술가 7명과 손잡고 카스 브랜드와 비주얼 아트를 접목한 경험이 있다. 부부 패션 디자이너로 유명한 스티브J&요니P는 ‘ 카스 아트 콜라보레이션’에 참여해 카스의 젊은 에너지를 그들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풀어낸 한정판 티셔츠와 쿨러백을 선보였다. 팝 아티스트 이에스더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활에서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의 욕망을 ‘ 카스 이스케이프 Cass Escape’란 작품을 통해 표현하기도 했다. 아울러 산업 디자이너 이광호와 가구 디자이너 황형신은 젊고 튀는 이미지를 담은 브랜드 조형물과 카스 전용 오프너, 잔, 안주 볼 등 맥주 소품을 만들어 호평을 받았다.

카스 아트 콜라보레이션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가면 텀블러나 커피잔 등을 진열한 매대가 눈에 들어온다. 단순히 부가적인 상품 차원에서 잔을 파는 것만은 아니다. 집에서도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잔으로 커피를 마시면, 매장에 온 듯한 분위기에 젖게 되고. 자연히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에 애착을 갖게 된다. 커피를 팔면서 잔도 팔고, 브랜드 선호도도 높아지니 팔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오비맥주에서도 최근 맥주와 별개의 상품으로 잔을 팔 준비를 하고 있다. 스텔라, 호가든 등 각각의 맥주에 맞는 고유의 잔을 통해 맥주에 얽힌 스토리와 제대로 마시는 법 등을 알아가다 보면, 브랜드에 대한 애정도는 높아진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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