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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누리 Jan 04. 2022

글은 똥이다.

배설의 과정에 대하여

글을 '배설'하는 과정이라 하는 이들이 많다.


항상 황금똥만 나오진 않는다.

언제는 설사, 언제는 토끼 똥.


마찬가지로 글도 항상 좋은 글이 나오진 않는다.


장염에 시달릴 때 쓴 글은 마찬가지로 빨리 결론을 내려고 주르륵 흘러내린다.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쌓였을 때는 한 글자도 앞으로 내딛지 못 하고 꽉 막혀있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매일 화장실에 간다.

내 몸이 날아갈 듯이 상쾌하고,

모든 영감을 빨아들였을 때

그때야 말로 애를 낳은 것 같은 희열을 느끼게 된다.


그럼 어떤 이는

글을 쓰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 할 수 있지만,


우리는 명심해야한다.

설사보다 무서운 것은 변비다.

나오는 것보다 무서운 것이 막혀있는 것이다.


출구가 막혀 고여서 내 안에서 썩으면

내 얼굴도 노랗게 될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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