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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스팔트 고구마 Mar 23. 2022

자전거 여행 짐 운반과 포장 최소화 vs 최적화

자전거 여행 짐 싸기, 운반, 포장

1. 최소화 vs 최적화 

 먼저 최소화와 최적화를 두고 많은 여행자들이 설왕설래를 하지만 결론은 대부분 한 가지로  모입니다.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챙기자!!’


 여행 중 쓸모가 없어지거나 사용 빈도가 적다면 버리거나 남에게 주면 그만입니다. 반대로 사용이 적더라도 꼭 필요하다면 가져가는 것이 낫습니다. 목적 있는 고생이 아니고서야 여행은 즐거움을 목표로 하는 것이지 생존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초보 자전거 여행자라면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 때문에 더 좋은 것을 꼭 써야 한다거나 본인도 남들만큼 따라서 짐을 더 챙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클 수 있지만 절대 그럴 필요 없습니다. 초보자에게 필요하다 생각하면 챙기라고 말하는 이유는 자기가 뭘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아직 구체적인 상황을 겪어보지 않아 그렇습니다. 여행 중 필요 물품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막상 현지에 가면 비싼 가격은 물론 이거니와 구경하기조차 어려운 경우도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됩니다.


 최종적으로 짐을 꾸렸을 때(혹은 여행 중) 짐으로 인한 부담으로 인해 줄이는 시도는 모든 여행자들이 거의 100% 하기 마련입니다. 경험을 조금씩 쌓아가며 상황에 따른 필요 장비가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 경험들이 쌓이면 내게 맞는 짐 싸기의 최적화와 최소화의 조화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전 글들에서 여행에 필요한 장비들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이제 내게 맞는 장비를 최종적으로 챙겨야겠죠. 다만 필요하다고 생각한 장비들을 준비했더라도 최종적으로 짐을 가져갈 것인가는 고민해도 괜찮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뿐만 아니라 보통의 여행자들도 무게 때문에 다음의 요소를 고려합니다.


- 부피 최소화 

- 무게 최소화 

- 다목적 용도로 쓸 수 있는 하나의 장비


 위의 조건과 더불어 기존 계획한 장비에 더해 본인 취향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짐은 여행 기간과 지역 특성, 날씨를 고려해 준비할 수 있도록 합니다. 특히 자전거 여행의 특성상 매일 마주하는 변수 중 가장 큰 날씨는 미리 체크해야 합니다. 조금 과장해서 예를 들자면 짐을 줄인다고 한여름 사하라 여행 복장으로 한겨울 시베리아 여행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2. 운반

 이번 편에서는 대중교통과 연계해 이동 시 자전거와 짐을 어떻게 옮길 것인가에 목적을 두고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와 외국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상식적으로 접근하시면 쉽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 출발점과 끝이 같은 경우(ex. 집에서 출발해 집으로 오는 당일치 여행)를 포함해 상당수의 자전거 여행자들은 여행 시작점과 끝을 어느 정도 정해 놓고, 중간 지점들은 융통성 있게 안배하는 ‘계획된 자유 여행’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에서는 제한된 시간, 건강, 천재지변, 자전거 자체의 문제 및 개인적인 사정으로 여행 중 대중교통을 통한 점프 이동 가능성을 열어둬야 합니다. 철저히 계획을 세우더라도 계획을 벗어난 일은 언제나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2.1. 국내 운반

1) 기차 :

 최근까지 국내 기차 운반이 가능한 열차는 무궁화호 밖에 없었습니다. 그마저도 중앙선 (청량리~안동역 8개 열차), 호남선(용산역~목포역 4개 열차), 경북선(김천역~영주역 10개 열차) 일부 노선에만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2022년부터 노선 변경, 자세한 노선 및 시간별 내역은 코레일 홈페이지 참조)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대중교통을 활용한 자전거 여행에서는 고속버스 활용이 훨씬 높은 편입니다. 기차를 활용한 운반은 본인의 이동 루트에 걸쳐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자전거 거치 차량과 시간대도 모든 것이 아닌 일부 차량과 시각에 제한이 있으니 확인 후 본인의 이동 시간과 조합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참고 

 2021년 12월 28일부로 자전거석 운영 열차가 지침이 변경되었습니다. 무궁화호만 자전거 휴대가 가능했던 부분에서 현재는 좀 더 확대되어 무궁화 / 누리로 / 새마을 / KTX 모두 휴대 조건을 충족하면 자전거를 실을 수 있습니다. 


 무궁화호는 자전거 전용석이 존재합니다. 5자리(3호차 51~55)까지 예매 가능하며, 거치는 4호차 자전거 전용 거치대를 사용합니다. 

 


코레일 홈페이지 자전거 휴대 안내문


 누리로 / 새마을 / KTX처럼 자전거 좌석이 없는 경우 앞바퀴와 뒷바퀴를 분해하여 휴대 가방에 넣거나, 열차의 카페 칸 빈 공간에 보관하여 접이식 자전거처럼 탑승이 가능합니다. 


 누리로와 새마을, KTX는 무궁화 호처럼 자전거 석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로드바이크, MTB같이 자전거는 앞, 뒷바퀴를 분해하여 휴대 가방에 넣어 탑승할 있습니다. 열차에 따라 좌석과 공간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자전거 휴대에 따른 예매 시간과 공간 여부를 유선 확인을 하는 게 안전합니다.

 


2) 고속버스 : 

 우리나라 대부분의 고속버스 회사는 보통 추가 요금 없이 그리고 별도 포장 없이 자전거를 실을 수 있습니다. 만약 버스가 예약 승객의 수하물로 화물칸이 가득하다면 못 싣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를 대비해 버스 출발 전 미리 가서 기다리는 게 좋습니다.(먼저 싣기 위함) 혹여 못 싣는 경우 매표소로 가서 버스 시간대를 바꾸는 것이 차선책입니다.


 지역별 버스회사가 다르고 버스 짐칸의 크기가 달라 자전거를 완성차 그대로 형태로 넣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여러 대의 자전거로 짐칸이 차거나 다른 승객의 짐으로 공간적 여유가 없다면 앞바퀴를 탈거하거나 육각렌치로 핸들바를 분리 조절함으로써 부피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써야 합니다.



3) 비행기 : 

 항공사 규정에 따라 추가 요금을 내면 자전거 수하물을 실을 수 있습니다. 항공사 규정에 따른 자전거용 박스를 갖추어야 합니다. (항공사별 홈페이지 자전거 수하물 부분 참조)



4) 배편 : 

 국내에서 여행지로 이동하는 배편은 대부분 자전거를 실어줍니다. 다만 노선에 따라 추가 요금이 붙거나 휴대가 불가능한 곳도 있습니다. 또한 같은 목적지임에도 불구하고 출발이 다른 도시에서는 특수 운임이 붙거나 자전거 선적이 불가능한 지역도 있습니다.(ex. 울릉도로 가는 경우 후포항과 포항항의 선적 조건이 다름.) 본인이 탈 배편의 출발지와 선박회사의 규정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2.2. 국외 운반

1) 비행기 : 

 외국을 다니는 자전거 여행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는 항공 이동이라 생각합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국제선을 이용할 때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른 수하물 규정이 있습니다. 규정에 따라서 삼면의 길이에 맞는 자전거 박스를 구비해 자전거를 넣어야 합니다.


 항공사에 따라 기본 수하물(보통 23kg 이하 x 2개)에 자전거(Sport Equipment)를 포함 곳이 있는가 하면, 자전거는 따로 빼서 특수 수하물(또는 스포츠 장비 수하물)로 분류해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항공사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방법은 동일합니다. 페달, 앞바퀴를 빼고 핸들바를 꺾어 부피를 줄여야 하며(항공사 규정의 박스 크기에 맞추려면 자연히 하게 되는 방법입니다.) 타이어 공기압을 완전히 빼놓는 것은 필수입니다. 



2) 버스, 기차, 배편 : 

 6개 대륙을 다니며 경험한 바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는 추가 요금을 내고 모든 대중교통에 어려움 없이 자전거를 실을 수 있었습니다. 



기차를 활용한 자전거 운반, 이탈리아 피렌체 (좌상) / 영국 사우스 햄튼 (우상) / 스위스 루체른 (하)




배를 활용한 자전거 이동. 영국 도버 / 모로코 탕헤르 

 

 나라와 지역, 교통수단의 종류 따라 포장 박스 혹은 자전거 전용 가방을 요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간혹 예매 정보와 상세 정보를 찾기 위해 홈페이지를 찾더라도 해당 교통편의 자전거 추가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땐 티켓 판매처에 가서 질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같은 지역 버스라 하더라도 운영 회사별로 규정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해당 교통편의 내용과 티켓 판매처의 정보를 크로스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2.3. 히치하이킹

 라이딩 중 자전거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자전거 운행 불가지역, 천재지변 등의 상황으로 길에서 자동차 운전자의 도움으로 일부 지역을 벗어나는 방법입니다.


 좋은 사람을 만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여자 혼자 여행하는 경우, 혹은 차에 일행이 2명 이상 있다면) 난처하거나 범죄를 당하기도 하는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은 피할 수 있도록 본인이 조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도움을 받았다면 적당한 선에서 감사의 사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3. 포장

 국내에서는 기차 여행을 제외하고 자전거를 특수하게 포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반면 국외에서 이동할 상황에는 자전거를 포장할 일이 더러 존재합니다. 100여 개국의 여행 동안 국내외를 통틀어 버스 이동의 상황 중 미국과 포르투갈 딱 두 나라에서만 요구했었고, 배나 기차의 경우 전부 그냥 실을 수 있었습니다. 이마저도 미국 버스(그레이 하운드)는 항공편과 동일(박스는 일반 자전거 샵에서 획득)했고, 포르투갈의 경우 전용  자전거 케이스(티켓 판매처에서 구입)에 넣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포르투갈 버스 이동시 검은색 자전거 케이스 + 하나로 짐 만들기



* 항공 포장 주의 사항 :

 자전거 여행 중 겪는 대부분의 항공 포장은 그 포장 방법이 동일합니다. 6개 대륙, 100개국을 여행해보며 직접 겪은 다음의 상황은 대부분 공통적인 사항입니다. 이동 전 미리 기억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자전거 박스는 항공사 규격에 맞게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박스를 구하는 곳은 대부분 자전거 판매처에서 구할 수 있고, 불가할 경우 박스를 잘라 붙여 규격에 맞게 만들어야 합니다.(스카치테이프 준비) 또한 출국하는 도시의 연휴나 혹은 본인의 여행 일정으로 샵이 문을 닫아 자전거 박스를 구하지 못할 경우를 미리 예상해두어야 합니다. 

- 자전거 바퀴 공기는 반드시 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압차로 튜브 터짐)

- 모든 짐은 던질 것을 대비해 적당한 충전재(주로 스티로폼)를 넣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주요 부품 위주로 감싸는 방법으로 충전재를 넣습니다. 



체크인하기 전 자전거와 짐,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공항



★ 수하물 무게 압박을 벗어나기 위한 꿀 아이템

 항공 이동 시 자전거 여행자들은 수하물 무게와 씨름합니다. 그 무게 제한선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 활용하면 좋은 아이템은 바로 낚시 조끼입니다. 낚시 조끼는 특히 비싼 비행기 수하물 오버 차지 가격으로 고민하는 모든 여행자에게 좋은 아이템입니다. 


 겨우 티셔츠 하나 정도의 무게로 부피는 작고 무거운 물건(보조배터리 등)을 낚시 조끼에 넣고 이동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옷으로 분류되기에 기내 수하물 용량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검색대를 지날 때 그냥 벗어서 검색대에 넣고 지나가면 됩니다.(단, 휴대 금지 물품은 당연히 제외해야 합니다.)


 또한 외국에서는 버스에 짐을 실을 때 티켓 구매 시 짐의 개수(보통 1개) 외에 추가 짐이 있는 경우 추가 요금을 내야 합니다. 이때 짐 개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가 한 도시에 머무르며 주변 도시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거점 여행을 할 때 활용하면 상당히 유용합니다.



★ 공항에서 짐을 하나로 만들기

 자전거 여행자라면 필수적으로 겪는 상황은 여행 중 휴대하는 여러 짐을 하나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위탁 수하물로 보낼 여러 개의 패니어를 하나의 짐 형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경험 상 폭 40~50cm, 길이 50M 이상의 비닐랩과 접착력 좋은 투명 테이프면(50미터짜리 이상) 어렵지 않습니다.


 갖고 있는 번지코드(Bungee cord-탄성 끈)나 노끈으로 짐을 최대한 압축해 단단히 조인 후 모양을 잡고 비닐 랩으로 천천히 단단하게 두르고 테이프로 마무리를 해주면 됩니다. 


 비닐 랩과 테이프를 추가로 각각 1개씩 더 챙기면 충분히 여유롭습니다. 수하물이 국가별로 경유하거나 컨베이어 벨트에서 옮기는 과정 중 찢어질 수도 있기에 싸 놓은 강도에 대해서 염려가 된다면 충분히 덧대는 것이 좋습니다. 해당 지역 공항의 수하물 포장 서비스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면 활용해 볼 만한 방법입니다.(공항 서비스와 직접 하는 것의 가격차가 무려 30배 넘게 난 곳도 있었습니다.)




* 참고 :

 위 사진은 비닐랩으로 싼 큰 짐은 4개의 패니어를 하나로 만든 실제 모습입니다. 공항에선 포장 전 짐 무게(대부분의 나라는 23kg 이하, 브라질 같은 특수한 나라의 경우 32kg 이하)가 오버되지 않도록 미리 수하물 무게 확인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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