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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꽃 Oct 31. 2020

남을 위한 기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내가 아닌 다른 이를 위해 기도한다면 신이 나를 이기적이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래,   착하구나 하며 원하는 바를 이루어   모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입술을 통해 흘러나온 타인의 이름은 신의 귀에 닿지 않는 모양이다. 나를 위한 기도가 오히려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나는 그마저 하던 기도도 그만 두었다. 그냥 더는  손이 모아지지 않았다. 견딜만한 고난을 받았고 그에 상응하는 상을 얻었다. 잔잔한 호수 위에  있는 마른 낙엽처럼 흔들리지도 않고, 잠기지도 않은  바람리 불면 떠내려가고 흐름이 멈추면 거기 주저 앉아 시간을 보냈다. 신을 찾되 매달리지 않았다. 신에게 요구하고 그걸 받아내고 믿음을 바치는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나란히 걷는 느낌.


  남을 위함이던 나를 위함이던 기도한다는  자체가 기껍지 않게 되었다. 그건   때문이다. 타인의 행복을 빌어도  기도가 신에게 먹혔는지 아니면 무시당했는지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니 더더욱 다른 사람을 위한 기도가 힘들 수밖에.


  오늘  오랜만에 기도해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나도 모르게 손을 모아쥐게  것은 상대가 내게 무척이나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토로하는 고통이 너무나 공감되고 이해되었기에 조금 슬펐다. 화를 뱉지 못하고 하루에도  번씩 꿀꺽 삼켜야 하는 삶이  것과 미묘하게 닮아 있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기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들으면  앞가림이나 제대로 하라는 소리를 하겠지만.


   사람을 위해 어떻게 기도해야 하나. 행복하게 해달라 해야하나, 아니면 눈앞에 닥친 당장의 고난이 사라지게 해달라고 해야하나. 구체적인 제목을 고르는  고민스럽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면 좋은  떠오를지 모르겠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해 하려니 제목을 고르는 것도 신중하다.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어떤 기도를 해주고 있는지도. 그런 사람이 있다면 부디  삶이 평범하길 빌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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