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주식을 샀다

남들이 하는 것 해보기, 안 하는 것도 해 보기

by 눈꽃





“쌤, 요즘 주식 안 하면 벼락 거지된대요. 벼락부자도 못 되는데 벼락 거지까지 되면 어떻게 해요?”



사방에서 들려오는 주식 이야기가 들어온다. 보증이랑 주식은 절대 하면 안 된다는 엄마의 경고를 들으며 큰 터라 관심도 없었는데, 요즘 다들 한다니 나도 모르게 주식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주식으로 성공했다는 사람보다 폭망한 사람이 주변에 더 많기에 ‘나도 주식이나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주식 개미보다 일개미가 마음이 편하겠다 싶어 이율 낮은 적금 통장에 한 푼 두 푼 넣으며 지내왔다.


오며 가며 듣는 주식 이야기에 흥미가 생긴 건, 얼마 전이었다. 큰돈 투자해서 일희일비하며 마음 졸이지 않고, 푼돈으로 주식 한 주 두 주 사서 즐겨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역전할만한 큰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새로운 걸 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생소한 단어를 찾아보고 심장박동 그래프 같은 곡선 위를 눈으로 따라가고. 주식도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우량주 사서 존버해라, 치고 빠져라, 어디가 잘 될 거다 하는 불명확한 정보 바다에서 나는 십 만원을 쥐고 이리저리 기웃거렸다. 뭘 사야 재밌게 지켜볼 수 있을까 고민하며. 아는 게 별로 없으니 선택지도 많지 않았다. 주식 사는 방법도 모르던 눈꽃씨는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며 마음에 드는 주식을 샀다. 장에 들고 간 십만 원을 알차게 탈탈 털어서. 누가 들으면 겨우 그만큼 사고 주식했냐 놀릴지 모르지만, ㅇㅇ회사의 주식이 내 손에 있다는 게 신기하고 즐거웠다. 게다가 산지 얼마 되지 않고 계속 빨간 곡선 쭉쭉 올라가니 일 년 치 은행 이자를 훌쩍 넘는 금액을 벌었다. 장이 열리고 닫히는 게 언제인지도 모르던 나는 개미 of개미가 되어 소소하게 즐기고 있다.


시작은 언제나 설렌다. 남들 하는 건 다 해보고, 남들이 안 하더라도 일단 해보기도 한다. 처음 생간 플랫폼에 손을 대어 이리저리 만져보는 것만큼 재밌는 일이 없다. 싸이클럽 세이클럽 버디버디 네이트온 블로그 티스토리 홈페이지 포스타입 폴라 브런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다음카페 등등 커뮤니티 공간에서 SNS까지 무어 하나가 론칭됐다,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정보를 접하면 일단 가입하고 본다. 대충 훑어보다가 진심이 되어 열심히 하기도 하고, 지겨워지면 탈퇴하고 삭제한다. 최근에는 클럽하우스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초대장이 없어 아직 사용해보지 못했다. 언젠간 해볼 수 있겠지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다.


중요한 건 시작해볼까 하는 첫걸음이다. 그 걸음만 떼면 다음 걸음은 조금 수월해지니. 일직선으로 쭉 뻗은 길을 걷기만 하면 지루해지기 일쑤이다. 딴 데로 새기도 하고 처음 보는 길을 가보기도 하는 것. 그리고 첫 단추를 꿰어 넣은 설렘을 아는 것. 모른다고 어렵다고 밀어내기보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부딪혀 보는 게 더 신난다. 빨간 곡선의 가능성이든 파란 곡선의 가능성이든 즐겨본다. 물론, 아래에 널찍한 안전장치는 필수이다.


내 딴에는 나름의 어른이니, 어릴 적 어른들이 가지 말라는 길도 살금살금 걸어본다. 그러다 보면 나도 “어른들 말은 틀린 거 하나 없다!”라고 외치는 꼰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연휴가 끝나면 주식을 조금 더 사보려고 한다. 기껏해야 몇 푼 벌겠지만, 땅 파도 그 돈은 안 나올 테니. 또 새로운 게 생기면 후다닥 달려갈 준비를 하며 지금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keyword
이전 13화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