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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맞은 새해

우리 사이는 돈독해져가

by 마음슥슥


그녀와 2025년 새해를 맞았다. 새해를 맞는 집이라는 공간에 한 명이 더해져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이제 부부가 아니라 가족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태어난지 몇일 지나지 않았는데 한국식 나이로는 벌써 두 살이 되어버린 그녀. 그녀는 요즘 주먹구이(?)를 즐긴다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는 대신 연말과 연초를 함께 보내는 선택을 했다. 열흘 간의 시간 동안 가족과 함께였다. 잠시 업무는 잊고 가족에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매우 따스했다.


이번엔 영유아 접종도 동행했다. 그녀는 양 허벅지를 기꺼이(?) 내어주었으며, 주사를 맞곤… 울었다.


아침 시간은 그녀와 단 둘이 보내는 날이 많았던 것 같다. 옆지기는 아침 인사를 그녀에게 하곤 중독성 강하다는 겨울 이불속으로 사라졌다. 아침 시간은 그녀와 내가 서로의 눈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 지아, 배가 많이 고팠구나. 아빠가 어서 맘마 줄게. “


“우리 지아 어제는 무슨 꿈꿨어? 아기 체육관에 달려있는 보라색 원숭이가 꿈에 나왔어? 아니면 코끼리?”


“지아야 아빠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그런데 머리에는 왜 아저씨 냄새가 나는 거야?”


그녀는 말을 한참 듣고 있다 씽긋이 웃어 보이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제법 눈 맞춤도 되는터라 그녀와 이어진 느낌이 강했다. 이제 아빠라는 존재를 알아보는 것일까?


나를 닮은 아기가 나를 향해 미소짓는 경험은 겪지 않고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함께하는 시간 동안 우리 세명만 함께한 것은 아니었다. 다른 가족들과도 안부를 전하고 새해 덕담을 나누었다. 설날에 어차피 또 나눌 이야기들이었지만 덕담은 나눌수록 기운을 북돋아주는 힘이 있다고 믿기로 했다.


옆지기와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방법을 구체화하고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이를 위해 꽤나 큰돈을 들여 부동산 강의까지 신청했던 터였다.


누군가는 주말부부가 축복받는 일이라 했는데, 왜 내겐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함께할 수 있다면 큰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그렇게 하고 싶다.


우렁차게 울어대는 그녀가 아직까지 무섭지만, 그 무서움까지도 함께하고 싶다.


2025년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일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빈다. 그리고 그 따스한 기운이 널리 퍼져 나가 당신에게 닿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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