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순내와 식초의 어디쯤
부쩍 목욕이 익숙해진 그녀였다. 옆지기는 그녀의 목욕 시간엔 접힌 살에 집중한다. 신생아 영유아 검진 때 이미 튼실함이 검증된 그녀였다.
“어휴, 이렇게 튼실한 허벅지는 오랜만에 보네요.”
덕분에 그녀의 목욕시간에 옆지기와 내 손은 분주해진다.
씻긴 후 그녀가 로션을 바르고 나면 미모가 더욱 빛난다. 씻지 않아도 이쁘지만, 씻고 나면 아름다워진다. 부쩍 더 자라난 속눈썹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제법 귀엽다는 말보다 이쁘다는 말이 어울린다.
아직 손은 꼭 쥐고 잘 펴지 않는다. 내 손가락 하나를 욱여넣어보려면 그녀의 심기를 잘 살펴야 한다. 내 검지를 꼭 잡아쥔 그녀의 손을 코에 가져가 본다.
“아이코 냄시야~”
하면서도 계속 코를 들이댄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꼬릿 하면서도 시큼한 그 냄새가 자꾸 유혹하는 것 같다. 몇 번이고 맡아야 다른 부위에 집중하게 된다. 옆지기의 꼼꼼함이 손가락 사이사이에 미치지 못한 것이 고마워지는 순간이다.
“냄새 맡아봐. 엄청 시큼해.”
“흐…”
곧 동지다. 겨울이 깊어간다는 의미다. 엄마가 팥죽을 주고 갔다. 옆지기가 가는 길이 냉동 호떡 몇 개와 팥죽을 챙겨준다.
코도 마음도 간질간질한 겨울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