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_25.05.24~26
외출을 좋아한다. 자연스레 밖에서 있는 시간이 많은 여행을 좋아한다. 옆지기와 일본 여행에서 며칠 연달아 2~3만 보 이상을 걸을 만큼 좋아한다.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괜찮다. 여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만으로 충분하다.
그녀와 첫 여행을 다녀왔다. 그러고 보니 많은 것이 처음이었다. 첫 비행기, 첫 제주도, 그리고 만약 그녀가 말을 할 수 있었다면 들려주었을 수많은 처음이 있었다.
‘아빠, 그때 나 처음 제주도 갔었잖아. 말하지도 걷지도 못할 때 말이야. 다 처음이었어. 이름 모를 초록 풀들과 바람, 날아가는 나비와 책에서만 듣던 새소리… 아빠가 흉내 내는 새소리와는 다르던걸?’
처음이다 보니 많은 걱정이 있었다. 꽤나 즉흥적으로 잡은 여행이었지만 언젠가는 그녀와 함께 다녀올 여행이었기에 필요 없는 걱정은 떨치고, 챙기지 못한 것은 교훈으로 삼을 기회라 생각했다.
지아와 많은 시간 붙어있었다. 제주와 여행의 여유로움을 그녀와 둘이 느껴보고 싶었다. 한껏 안아주고 한껏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주려 했다. 지금은 손목이 시큰거리지만, 마음은 넉넉해지는 순간들을 충분히 즐겼다. 때마침 날씨도 우리 가족을 반겨주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 그녀가 들어와 있었다. 좋은 사람들은 그녀를 이뻐해 주고 귀여워해주고 신경 써주었다. 감사했다. 이 시간들이, 나를 둘러싼 많은 존재들과 풍요로운 자연이 너무 고마웠다.
해가 지고 난 후에는 야외로 나와 타들어가는 장작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간 살피지 못했던 서로의 삶을 말하고 듣고 그리고 웃었다. 때론 멍해지는 시간도 있었는데 그것 나름대로도 괜찮았다. 초여름 저녁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오랫동안 기억날 것 같다.
지아와 첫 제주도 여행은 매우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