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은 맛있어
그녀의 유연성이 부쩍 늘었다. 어쩌면 부쩍 늘었다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온갖 묘기를 선보이는 그녀다. 지켜보자면 한 편의 서커스를 보고 있는 듯하다. 지난주 보였던 엎드려뻗쳐는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첫 번째 묘기는 발가락 잡기다. 다리를 부쩍 위로 들어 올리곤 손가락으로 발가락을 세게 움켜잡곤 좌우로 움직이는 걸 즐겨하는 그녀다.
옆지기는 지아의 이 모습과 비슷한 운동자세가 있다고 하며 ‘해피 베이비’로 불린다 말했다. 그녀는 이 순간 해피한 것일까? 그렇다면 내 눈앞에서 계속 발가락을 잡아줬음 좋겠다. 그녀의 해피함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두 번째 묘기는 발가락 먹기다. 보통 사람이라면 발가락을 입으로 가져갈 생각은 하지 않지만, 역시 그녀는 범상치 않다.
일단 발가락이 입 근처로 오면 엄지발가락을 향해 입을 크게 벌린다. 그리고 입안에 들어온 발가락을 쪽쪽이 마냥 한참을 빤다.
“이제 세수시킬 때 지아 발가락도 빠트리지 말고 닦아줘야겠어. “
손가락을 빠는 것만으론 모자란 그녀다.
그녀의 서커스와 묘기는 계속될 것 같다. 덕분에 옆지기와 나의 기저귀 갈기 기술도 서커스 기술마냥 늘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