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주말 데이트
그녀와 늘 함께였던 나날들이었다. 그간 전하지 못한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그리고 마침내 사랑표현이 일상으로 느껴질 무렵이었다.
접수했던 입사원서는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었다. 서울에서 집으로 돌아오기 얼마 전 넣은 원서 중 하나가 서류에서 시험으로, 시험에서 면접으로 이어지고 결국 최종합격 통지를 받았다.
좋았지만, 걱정이 뒤 따라왔다. 안정적이고 경쟁률이 꽤나 높은 기관에 합격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특히, 합격으로 내 능력을 증명받았다는 사실이 우쭐하게 만들었다.
걱정은 좋은 기분 못지않게 컸다. 사실 합격 된 곳에 가지 말까 하는 상상을 수십 번도 더 했던 것 같다. 어렵사리 뭉쳐진 우리 가족이 다시 떨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또 가족과 떨어져 거처를 마련해야 했다. 재차 주말부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 단단히 가족이 결합하는데 흠이 될까 두려웠다. 특히, 작고 귀여운 그녀에게 아빠라는 존재가 늘 함께 임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물리적으로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싫었다.
쓰고 나니 새삼 느껴진다.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었는지.
결국 난 새 직장을 선택했다. 안정적으로 집안의 기반이 되고 싶다는 이유가 컸다. 다행스럽게도 옆지기를 비롯해 많은 가족이 응원해 주고 우리의 결정을 지지해 주었다. 내 사랑하는 지아를 보아도 알 수 있지만 난 정말 운이 좋다. 주변엔 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많다. 그 점이 항상 감사하다.
3주간의 직무연수를 끝내고, 다시 주말 부부가 시작되었다. 그녀가 커 갈수록 그녀를 향한 내 마음도 커간다.
‘아바바바바빠아아아빠’
제법 옹알이를 한다. 이제 그녀는 날 보고 이유 없이 웃어주기도 한다. 그녀와 옆지기를 보면 미안함과 애틋함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2년이 넘는 시간동안 해왔던 주말부부지만 익숙해지는 게 쉽지 않다.
다시 시작한 만큼 제대로 하고 싶다. 옆지기와 그녀를 위해, 우리 가족을 위해 제대로 노력할 것이다.
독자분들께.
지난 몇 주간 취업으로 인해 글이 늦어졌습니다.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녀와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