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커버린
그녀와 스튜디오에 온 건 두 번째이다. 처음엔 백일 기념으로, 이번엔 돌 촬영이다.
평소 스튜디오 같은 곳에서 공식적인(?) 사진 찍는 것에 흥미는 없었다. 지아가 태어날 때 즈음에 옆지기와 함께 들른 베이비 페어에서 예약해두지 않았다면 이런 행사가 있었을까?
“기념할만한 날에 지아 사진은 남겨둬야 되지 않을까?”
“그래? 그럴지도.”
그때의 선택은 잘 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지아의 백일과 첫 돌을 공식적으로 새길 수 있는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백일 때 첫 촬영을 했던 스튜디오를 방문하며 옆지기와 이야기를 나눴다.
“내비게이션에 마지막으로 스튜디오를 검색했던 때가 2월이야. 벌써 9월이라니 시간 진짜 빠른 것 같아.”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러간 건지 모르겠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간 건지 알 수 없다. 옆지기와 난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았고, 그녀 또한 마찬가지다. 그녀는 아마 우리보다 더 생존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새삼 부쩍 커버린 그녀가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웠다.
백일 촬영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그녀의 낯가림이 더 심해졌다는 것, 그녀의 목소리가 훨씬 커져서 스튜디오에 울릴 정도가 됐다는 것 정도이다. 스튜디오 촬영을 도와주신 분들에게 참 감사하다.
그녀는 촬영에 들어가자 능숙하게 포즈를 취했다. 촬영 세트를 이탈하는 포즈,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울어버리는 포즈, 달래주려고 준 간식만 잔뜩 먹는 포즈들은 정말 화려했다.
그럼에도 남겨진 그녀의 사진들은 사랑스러웠다. 백일 때 사진과 비교해 보자니 정말 많이 자란 것 같다.
우리 지아야 앞으로도 개구쟁이 그녀로 우리에게 남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