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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한 그녀

아프고, 회복하느라 고생 많았어

by 마음슥슥


주말 부부를 시작할 때 누군가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평소에는 한 사람이 없이 지낼 수 있지만, 애가 아프면 달라질 거야.”


그 말의 의미를 체험할 수 있는 한 주였다. 지난 주말에는 콧물뿐이더니, 월요일엔 열이 나고, 숨소리가 거칠어졌으며, 잠자는 게 힘겨워 보였다.


“내일은 병원에 가봐야겠어.”

옆지기가 걱정 어리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심하진 않을 거야. 걱정 마. “

옆지기에게 건넨 말이지만, 내게 한 말이기도 하다. 그녀가 많이 아프다는 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없는 상태에서 옆지기가 아픈 그녀를 돌보는 모습은 내 안의 죄책감을 자극했다.


저 조그마한 손에 링겔 바늘이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너졌다


의사는 입원을 권유했다. 이 상태면 숨쉬기도 힘들어하고 아마 매일 병원에 오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내 얕은 바람은 무너졌고, 옆지기는 꽤나 담담하게 대처한 뒤 내게 그녀의 입원을 알려주었다. 옆지기의 모습은 다양한 감정을 일으켰다.


고마웠다. 지아의 건강을 꼼꼼히 살펴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준 것이 고마웠다.


미안했다. 내가 옆에 있었다면 의지할 곳이 있었을 텐데, 홀로 걱정과 지아돌보기 모두를 떠안게 해서 한 없이 미안했다.


든든했다. 옆지기는 내 옆지기이자 동시에 그녀의 엄마라는 것이 새삼 와닿았다.


다행히 씩씩하게 병을 이겨낸 그녀다. 3일만에 퇴원했다


가족의 소중함이라는 것이 새삼 크게 느껴졌다. 옆지기는 지아가 입원한 후 퇴원할 때까지 밤을 새우며 그녀 옆을 지켰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옆지기의 빈자리를 메꿔주셨다. 아무런 조건 없이 누군가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것은 이런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무기력함도 경험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가까이 있는 사람들보다 많이 없었다. 고마움과 걱정 표현 정도였으니, 실질적인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다는 인식 때문인지 마음이 힘들었다. (존경하는 심리치료사는 말했다. 무기력은 목표로 하던 무언가가 사라졌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고. 이번 일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웃음은 쉽게 잃지 않은 그녀다


금요일 집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했다. 여전히 잘 웃고 장난꾸러기였다. 고생했다고 귀에 속삭여주며 꼬옥 안아주었다. 한 주 사이에 몸이 영글어진 듯했다.


회복 후 주말 나들이까지 나선 그녀. 우리 가족 모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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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