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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생일 그녀

생일은 수족구와 함께

by 마음슥슥


어젠 그녀의 첫 생일이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년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가족들과 조촐한 시간을 계획했었고, 축하만 하면 될 거라는 기대감만 가지고 있었다.


100일 사진찍은지가 어제 같다. 모든게 훌쩍 커버린 그녀

하지만 예상처럼 흘러가지 않는 게 육아라고 했던가? 금요일부터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토요일엔 잘 먹던 이유식도 먹지 않는 것이었다. 단순히 돌치례로 생각하기엔 걱정이 앞섰다.

그저 돌상에 앉는게 싫은줄로만 알았다. 미안해 지아야.

어제 늦은 저녁 걱정되는 마음에 병원을 수소문해 찾았다. 의사 선생님은 입안이 난리가 났단다. 수족구라고 하셨다. 그간 지아가 보인 열과 식욕 저하 모두 설명되는 순간이었다.


급히 수액을 맞히러 주사실을 찾았다. 그녀는 병원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눈물 바가지였지만, 주사실에서는 더더욱 소리를 질러대 간호사 선생님의 말은 내 귀에 들어오기 힘들었다.


‘생일날 병원에서 링거를 맞다니. 지아야 생일빵(?) 한 번 거창하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다행스럽게도 상태가 눈에 띄게 보였다. 열은 떨어지고, 먹는 것도 오늘은 거의 다 먹었다. 덕분에 생일이 하루 지난 오늘 치우지 않은 돌상에서 사진을 다시 찍을 수 있었다.


그녀는 돌잡이에서 다양한 것들을 잡았다. 그녀의 인생도 다양하길 바란다

그녀의 수족구 덕분에 급하게 회사에 연차를 냈다. 그녀가 나와 하루 더 같이 있고 싶었나 보다.


우리 부부는 오늘 저녁 침대에서 기쁨과 고마움의 눈물을 나누었다.


지아야 우리에게 와줘서 고마워.


생일 축하해 우리 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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