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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슥슥 Jun 21. 2024

새로운 경험

마치 아기처럼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다. 심리학 영역에 몸 담은 지 15년이 넘어가지만 누군가가 전문가라 나를 칭하면 왠지 모르게 위축된다. 가슴 한편에 주먹을 맞은 마냥… 내가 전문가라 불려도 되는가라는 생각이 스친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나날들이다. 익숙했던 심리학, 심리상담 그리고 연구(scientific research) 영역을 벗어나 비즈니스의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비즈니스는 이익관계로 얽혀 사람을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한국말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따금 한국어가 외계어처럼 이해하기 힘들기도 하고, 의중을 쉽게 파악하기 어려워 수차례 짱돌을 돌리고 나서야 조금 이해되기도 했다.


업계에서 이름난 기업체의 대표와 미팅을 마친 후 우리 회사 대표는 내게 물었다.

“미팅 어떠셨어요?”


“음, 전 …(중략)… 그런데 되게 새로웠어요. 제가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팅이었어요. 마치 제가 갓난아기처럼 느껴질 정도였어요.”


대표는 내 말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자기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팅에 대한 총평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내 말은 진심이었다. 큰 충격이었다. 내가 맛보지 못한 이런 영역도 있었다니. 겸손한 듯 행동했지만 적잖이 놀란 걸 보니 마음속으로는 삶의 경험치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새로운 경험으로 인해 마음속엔 이를 소화시키기 위한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한편에선 백지장처럼 텅텅 빈 비즈니스 경험에 부끄러움도 스멀스멀 일어나 내 안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발이 땅에 붙어있는지 자각하기 힘들 정도로 붕 뜬 마음을 안고 사무실에 돌아왔다.


마음을 부여잡고 차분히 하고 있으니, 한 단어가 떠올랐다. 그 단어를 곱씹으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내 마음의 작동을 알아차림으로 인한 편안함이었다.


‘설렘.’ 그것은 설렘이었다. 마치 가슴 뛰는 어떤 경험을 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기대, 희망, 두근거림이었다.


웃음이 나왔다. 뜻하지 않게 마주하게 된 설렘이 재미있었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됐다.


아기처럼 한 발 한 발 내딛어야겠다. 다시 전문가가 되기 위한 시간이 시작되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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