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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정현
May 31. 2021
고냐 스톱이냐
대학 살사들 이야기, 시위하는 날
하나 둘 모여들던 학생이 어느덧 300여 명을 넘어 대학본부 뒷마당을 계속 채워가고 있다.
아! 아! 마이크 테스팅! 하나 둘 셋!
집행부에서는 연단을 설치하고 스피커 방향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집회
준비에 한창이다.
ㅇㅇㅇㅇ무시하는
대학본부 각성하라!
각! 성하라
~
각!
성하라~
시끌 부산하던 분위기가 포문을 여는 구호 한 마디에 연단으로 쏠리
며
집회가 시작된다.
오늘은 학생시위가 있는 날
이다.
저녁까지 집회는 계속되고, 웅웅 거리는 마이크 소리가 사무실 창문을 두드린다.
본부 건물 전체
에
불이 켜져 있다.
정시 퇴근은 물 건너갔다.
서둘러 저녁을 시켜먹고, 미루던 일을 마무리하면서도, 신경은 온통 창 밖에 가있다.
8시가 지나면서 집회는 정점을 지난 듯 보인다. 시위에는 끌고 가는 동력이 필요한데, 오늘의 시위는 사회적 이슈나 요구가 약한 주제라서 그런가, 이른 밤이 되자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집회를 계속하느냐
마느
냐를 두고,
지루한 go-stop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건물 점거가 예상되거나, 점점 달아오르는 상황이 아님에도,
학생과에서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여전히 직원 비상근무를 해제하지 않고 있다
.
그 시절 각 과사무실 한편에는
,
소파 침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길게 반으로 접어 3-4인용 벤치 형태의 소파로 사용하다가,
접힌 반을 펴면 평상이 되어, 철야 근무 시에 돌아가며 잠시 눈을 붙일 침대로 사용했다.
시위가 잦았던 시기에는 대학 사무실의 필수 품목이었다.
사무실 안쪽에는 서고를 겸한 창고가 있고, 업무 화일철과 소소한 물품으로 가득 찬 서고 가운데에는 약간의 공간을 마련해 간이 식탁을 놓아두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밥도 먹고, 때로는 직장분위기 활성화와 친목도모를 핑계 삼아 '화투장'을 돌리기도 했다.
시위학생들의 go-stop 논쟁이 쳇바퀴 돌면서, 결론 없이 시간만 가고 있다.
이제
직원들 각자는
지루한 버티기에 들어간다.
사무실 여기저기에 삼삼오오 모여들어,
불평불만 토해내는 뒷 담화판이 열린다.
아마추어 수담꾼들의 바둑판도 펼쳐진다.
사무실 안쪽 서고에서는,
셋만 모이면 시작한다는 고스톱판도 벌어진다.
고냐 스톱이냐
를 외치는
사무실
창문 안팎의 목소리
양쪽이
힘이 빠질 무렵
,
고
~
고
~~
진행되던
학생시위가 스톱된다.
자~ 이제
하던 일 모두 stop 하고
집으로 go
~
go ~~
언제라도
퇴근은 즐겁다
.
늦은 밤
학교 정문을 나서는 나의 머릿속에 스치는 한마디
ㅇㅇㅇㅇ무시하는
대학본부 각성하라!
나는 정신 차리고 있는가?
우리 대학은 깨어있는가
?
keyword
학생시위
대학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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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 토크 콘서트 intro
03
벚꽃 놀이터
04
총장 선생은 항아리 도둑
05
고냐 스톱이냐
06
출퇴근 시간이요?
07
나 자리 잡았어
SNU 토크 콘서트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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