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사소설 <업는 삼국지> #05
아침 햇살이 정륜국(正倫國)의 웅장한 궁궐을 감싸며 비추었다. 정륜국은 정의와 윤리를 중심으로 세워진 나라로, 그 웅장한 기와 아래서 모든 백성이 공정하게 대우받고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평화와 달리, 내부에서는 복잡한 정치적 갈등이 깊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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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천후(義天侯) 조훈, 정륜국의 충성스러운 신하이자 정의를 상징하는 나라의 법을 총괄하는 법상서의 총관인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법상서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요즘 마음이 무거웠다. 최근 이조와의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원후(實元侯) 이조는 실원(實元)파의 지도자로, 실리와 이익을 우선시하는 현실적인 풍조를 띈 정파집단이었다. 이조의 방식은 조훈이 중요시하는 정의와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조훈은 궁궐 복도를 걸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의와 실리, 둘 중 어느 것을 택해야 옳은 것인가?’ 그는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었다. 실원파는 이미 여러 차례 정륜국의 원칙을 흔들고 있었고, 이조는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법상서에 도착한 조훈은 그날 다뤄야 할 서류들을 훑어보았다. 그의 시선이 한 문서에 멈췄다. 이조와 관련된 문제였다. 실원파가 일으킨 여러 불법적인 행위가 기록된 보고서였다. 그는 서류를 보며 잠시 고민했다. "이조, 도대체 어디까지 갈 셈인가..."
국가의 수사와 검찰을 총괄하는 순검부의 부장이 다가와 조훈에게 경의를 표하며 말했다. "총관님, 이조와 관련된 조사 건입니다. 실원파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에 대해 논의가 필요합니다." 조훈은 순검부장을 잠시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이조의 행동이 정륜국의 법을 얼마나 훼손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따져봐야겠소이다. “
궁궐의 중심, 중앙 홀에선 윤탁이 왕좌에 앉아 법상서 조훈을 기다리고 있었다. 윤탁은 정륜국의 왕으로, 늘 나라의 이상을 공정하게 지켜내려 애쓰는 군주였다. 조훈이 한쪽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하자, 윤탁은 차분한 목소리로 그를 맞이했다.
"조 총관! 이조의 상황은 어떠하오?" 윤탁이 묻자, 조훈은 잠시 망설였다. "대왕, 이조는 실리만을 추구하는 자입니다. 실원파의 지지자들은 그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의 힘이 커지면 우리 정륜국에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윤탁은 눈을 가늘게 뜨며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겠소? 그와 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좋지 않겠소?"
조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대왕! 대화를 시도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우리를 공격하려 한다면, 우리는 더욱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실원후 이조의 궁궐에선 이조가 자신의 권력을 확고히 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그는 항상 실리를 추구하는 자로, 정륜국왕 윤탁과의 마찰을 피할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그 갈등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취하려 했다. 이조는 실원파의 강력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나는 정륜국을 넘어 더 큰 권력을 차지할 것이다. 윤탁과 조훈이 뭐라고 하든 나는 물러서지 않는다.’
이조는 점점 더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의 지지자들이 정륜국 내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며 윤탁과 조훈의 입지를 약화시키려 하고 있었다.
윤탁과 조훈은 이를 예의주시하며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조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했다. 실리와 권력에 기반한 그의 정치적 계산은 날카로웠다.
윤탁은 이조와의 갈등 속에서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는 정의를 위해 싸워야 했지만, 실원파의 이익을 앞세운 이조의 압박은 그의 결정을 흔들었다. 그의 곁에는 항상 아내 내왕이 있었다. 내왕은 아름답고 현명한 여성이었으며, 윤탁의 결정을 지지하고 있었다.
내왕은 윤탁의 손을 잡으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대왕, 이조가 당신을 다시 공격하려는 것 같아요. 그는 항상 당신의 명예를 무너뜨리려 해왔잖아요."
윤탁은 내왕의 손을 꼭 쥐며 답했다. "그렇소, 내왕. 그가 나를 노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는 법과 정의를 지킬 겁니다."
내왕은 윤탁의 결단을 믿으며 미소 지었다. "당신은 언제나 옳은 선택을 해왔어요. 이번에도 잘 해낼 거예요."
며칠 후, 실원후 이조가 정륜국 궁궐 뒤편에 있는 법상부 나타났다. 그는 법상부의 대문을 거세게 열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법상서 총관 조훈! 당신이 나를 비난하려는 것이오?"
조훈은 침착하게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이조, 무슨 일이오?" 이조는 조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대가 감히 내 과거를 들춰내는군. 이제 나의 뒤를 캐는 것이오?" 조훈은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나는 그저 법과 정의를 따를 뿐입니다.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말이오."
이조는 더욱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공정함? 그대가 진정 나를 공정하게 대하고 있다고 생각하오?" 조훈은 그의 분노를 느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이조, 우리의 갈등은 법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정의와 실리,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이조는 이를 악물고 조훈을 바라보았다. "그대가 내 앞길을 막는다면, 나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길이오. 나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외다." 냉랭한 눈으로 조훈을 바라보던 이조가 서서히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