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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의 읍소

왜 나만 갖고 그래, 또 다른 외침의 징조

by 정현

불교에 <구업>이라는 말이 있다.

말로 업을 짓는다는 뜻인데...


요즈음 대표적 구업 짓는 사람이 명태이다.


명태는 참치가 되고 싶었다.

마이너가 아닌 메이저가 되고 싶어

뻥을 치고 사기를 쳐서 가오리까지는 크기를 부풀렸다.


앗싸 가오리...

이제 벽이 얼마 남지 않았어.

곧 허물어지고 나를 위한 새로운 바다가 펼쳐질 것만 같았다.


한순간에 허물어지는 거짓과 사기는

또 다른 명태의 새끼인 노가리에서 나왔다.


조그만 틈새로 얼굴을 디민 노가리가

동네방네 떠들어 대면서

명태는 위기를 맞았다.


어려울 때 도와주고

같이 먹이를 잡던 노가리가

상어 편에 붙은 것이다.


그리고는 고래를 향해 마구마구 씨부렁 거린다


통할 리가 없다

상어는 엉뚱하게 이리저리 휘둘려

계속 헛방질만 치고 있다.


요즈음 상어는 기운이 없다.

곧 생선 등급 판별 검사가 시작된다.


먹은 것부터 운동한 것, 여행한 것을

다 적어내야 한다.


그래야만 재등급 판정을 받아

메이저리거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한편, 명태는 읍소하며 자지러져

본인의 잘못이라며 외치며

구명을 호소하며 다니지만


어느 누구도 , 균이 더러워

물먹고 있는 그를

구하려 하지 않는다.


명태는 마침내

마지막 코너로 몰려서

악에 받쳐 소리치고 있다.


왜 나한테 이래!!


명태는 곧

아주 얼큰~~한

해장국의 재료로 쓰일 판이다.


명태에게는 미안하지만

명태는 두들겨야

그 맛이 난다.


또 다른 명태의 외침이 궁금하다.

왜 나만 갖고 그래!!


누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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