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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만남

소희와 범현, 커피나들이

by 정현

소희와 스타벅스에 들렸다.

커피 맛이 좋다.


고소하며 약간은 쌉쌀한 자극적인 맛이 난다.

시큼한 커피가 좋은 커피라 하던데, 나는 시큼한 것보다는 고소하고 쌉싸름한 맛을 좋아한다.

콜롬비아, 베트남, 에티오피아 산이니 하는 것은 난 모른다.

그냥 향이 좋고 고소 쌉싸름한 맛이면 오케이다.


사실 커피 자체의 맛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누구와 마시는 커피인가가 진짜 커피가 주는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오늘 커피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고소하고 구수하다.

탁 트인 공간이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자리인 스타필드 내 커피점인지라 향기를 맡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소희와 나란히 않아 별빛 도서관을 바라보는 경치가 아주 멋지다.


이곳의 시그니쳐 모습인 별빛 도서관을,

옆을 지나다니면서 힐끗힐끗 쳐다보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역시 커피는 커피숍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먹는 맛이 제맛이다.

종이컵을 들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마시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부족하다.

산만성이 커피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


커피뿐만 아니라 모든 차의 본질은 아마도 누군가와의 만남과 나눔을 전제로 할 것이다.

만일 아무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한다면,

자연의 풍경이나 고독과 함께,

또는 깊은 생각이나 고뇌가 함께 할지도 모른다.


그것이 아니라도,

가장 단순하게 차와의 만남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그 어느 경우에도 차나 커피는 만남이 전제된다.


나는 오늘,

늘 함께하는 소희와 또 다른 만남을,

커피 한 잔과 함께 가졌다.


따스하고 여유로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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