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교육위원회 소속 교육행정직으로 일하다가, 기회가 되어 1990년 서울대학교로 전입을 오게 되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선배 사무관 한 분이 나에게 '명경지수와 같이 공무원 생활을 하라'라고 했다.
그 당시 명경 지수가 대학 직원에게 어울리는 말인가? 하는 의구심은 들었지만, 어쨌든 일을 맑고 깨끗하게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 선배는 또 한마디, 세상에서 제일 나쁜 공무원 하고 세상에서 가장 착한 업자를 비교할 때 누가 천당에 갈 것 같은지를 물어보았다. 답은 당연히 나쁜 공무원이었고, 아무리 나쁜 공무원도 착한 업자보다 선하다며, 공공선을 강조했었다.
그것이 그분의 공과 사를 구분한 원칙이었고 기준이었다. 나도 역시 그것이 나의 공직 기준이 되어서 퇴직까지 지내왔었다.
물론, 이 생각은 업자를 비하하거나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가 결코 사악하다는 말은 아니다.
각자 목적이 다를 뿐 각자의 자리에 따라, 임무에 따라 그리고 각자의 인생에 따라 우리 모두는 최선을 다하고 있을 것이다.
나름대로 어떠한 기준을 잡아 끊임없이 자문하며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