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며칠 있으면 불기 2566 석가탄신일입니다. 불가에서 행하는 이날의 특별한 의식 중 하나가 ‘아기 부처 씻어주기’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사방으로 7걸음을 걸은 후, 오른손 손가락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고 왼손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외친, 홀랑 벗은 아기 부처님을 물로 씻어주는 행사입니다. 여기에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는 말의 의미는 부처님, 즉 석가모니 자신이 세상 무엇보다 존귀하고 잘 났다는 말이 아닙니다. 천상천하 즉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자아) 하나하나가 다 존귀하고 소중하다는 의미입니다. 나뿐아니라, 인간들뿐아니라, 모든 동물 모든 식물 아니 돌이나 물 같은 무생물을 포함 모든 존재자들, 모든 사물들이 다 제각각으로 존귀하고 소중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불교는 평등주의입니다. 현재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 하나하나가 평등하고 차별없이 귀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교는 현세주의입니다. 과거에 내가 지은 말과 행동이 현재의 내 모습과 상황을 만들었고, 지금 내가 행하는 모든 것들이 미래의 내 모습과 상황을 만들어 낸다는 것인데, 여기서 핵심은 현재입니다. 그래서 불교는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는 현세주의적 종교입니다.
그런데 이 현재의 행복이 의미하는 바는 현재가 중요하니, 놀고 즐기고 물질적으로 맘껏 써 버리고 몸과 마음을 마냥 편하게 안주하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현재 물질적 정신적으로 즉 돈도 벌고 몸도 단련하고 공부도 하고 수양도 하면서 조금이라도 발전하고자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야심경의 핵심 주문이 바로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입니다. ‘가세 가세! 저기로 가세! 다 함께 가세! 깨달음이여 만세!’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저기, 저 언덕, 즉 피안이란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 더 노력한 상태, 더 정진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불교는 지금 현재의 상황, 물질적 정신적 상황에 머물지 말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더 나은 물질적 정신적 상태로 나아가는 과정과 노력 속에 행복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불교의 핵심입니다. 이것이 불교의 깨달음입니다. 그래서 불교는 깨달음의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항상 새롭게 깨달아가는 과정이 중요하고 그 과정 자체가 행복인 종교입니다.
이런 존재가 바로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입니다. 모든 존재 하나하나는 누구나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귀중하고 존귀한 존재들이라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정진하는 최선의 노력과 그 과정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의 상황, 정신적 물질적 상태에 잠시도 머물지 말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더 나은 물질적 정신적 상태로 나아가자는 것입니다. 현재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현재에 충실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불교의 핵심입니다. 이런 존재가 존귀한 존재입니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입니다.
따라서 이런 가르침을 주신 부처님 오신 날은 1년 중 가장 성스런 날이기도 하지만,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가장 아름답고 가장 사물의 생기가 돌고 가장 성장이 활발한 날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날입니다. 누구나 부처님 오신 날처럼 늘 생기있고 활발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루하루 더 나은 존재, 더 발전하는 존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나를 포함한 생명 하나하나가 부처님만큼 존귀하고 능력있고 가치있는 존재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하면서…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