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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진욱 Sep 14. 2022

사곶해변에서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구르다 

힘을 놓으면

자전거는 쓰러진다.

하늘도 함께 넘어진다.

바다는 잠시도 쉬지 않고 파도를 굴려

백사장이 살아 있고

아기 조개들도 신나게 숨을 쉰다.

바람이 늘 일렁이고

바닷가에 늘어서서

관객처럼 키를 세운 해송들도

자신도 모르는 새 한 뼘이나 더 커져 있다.

바다가 굴리는 파도의 바퀴가 

세상을 굴린다.

지구와 함께

나도 열심히 바퀴를 굴린다.

그래서 어젯밤엔

백 년 만에 처음 보는 슈퍼문이 뜨고

바다는 갯벌 끝까지 

넘쳐 들었다.

내 가슴도 끝까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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