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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진욱 Aug 05. 2020

삶의 목적 _ 종범스님의 말씀 속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목적은 무엇일까? 물론 사람마다의 이유가 각기 다르겠지만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라는 큰 틀에서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서 살아간다. 돈을 버는 이유도 건강을 추구하는 이유도 문학과 예술을 향유하거나 여행이나 취미 생활을 누리고자하는 이유도 모두가 그것을 통하여 행복을 얻기 때문이다. 

 흔히 현대인의 행복은 돈 명예 권력 힘 등등 많은 것을 가지는데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근대교육은 얼마나 많은 지식을 심어주고 그것을 통하여 얼마나 많은 성과를 거두었느냐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할 것이다. 그 바탕에 서구의 합리주의, 과학주의가 있다. 이 과학주의는 객관적 관찰로 원리와 법칙을 발견해 내는 것으로서 나와 사물을 별개로 취급하여 단절시킨다. 하늘이 돈다거나 땅이 돈다거나 지구가 돈다는 이론이 바로 이 과학이론이다. 나와 대상을 항상 단절시켜 생각한다. 사물과 환경과 지구는 늘 인간이 개척해야하고 다스려야하고 연구해야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존재, 함께 성장해야하는 존재로 보지 않고 늘 투쟁의 상대로 취급하는 것이다. 이런 사유와 사고의 결과, 지금 현대사회는 급격한 산업화, 자본주의화, 향락화를 이루고 있고, 더 나아가 인륜파괴, 자원고갈, 환경오염, 인성의 붕괴가 심각한 것이다. 공자의 仁義를 배우는 경우에도 머리와 입만 놀릴 뿐 실제로 인격을 쌓거나 실행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禪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1시간도 참선을 해본 일이 없다는 강의를 들은 적도 있다. 이것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이고 과학주의가 이룩한 인류의 모습이다. 책으로만 연구할 뿐 실행에는 관심이 없다. 자기 자신은 살피지 않고, 나 이외의 것들에 대한 비판 능력만 우수하다. 따라서 책임회피, 이기주의, 인륜파괴, 인성붕괴가 만연한 사회. 이것이 과학주의 합리주의에 젖은 현대인의 현주소다. 

 이제 우리는 이 서구중심의 사고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마음 중심의 동양사상으로 회귀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고 전환의 바탕에 人本主義, 物我一體主義, 緣起論, 宇宙共同體論 등의 동양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을 채색해야 한다. 

 하늘이 도는 것이 아니고 땅이 도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구가 돈다고 말하는 것은 지구가 돈다는 것을 배워 알았고 그렇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지구가 도는 것이 아니고 내 마음이 지구가 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구가 도는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은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 이것을 一切唯心造라고 한다. 마음의 움직임이 사물과 우주의 원리와 법칙을 만드는 것이다. 물리학의 실험조차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결과를 기대하며 실험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고 한다. 아인슈타인도 영감과 착상으로 상대성 원리를 생각해 낸 후, 실험으로 증명하고 이론으로 완성했다고 한다. 세상은 있는 대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는 대로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차를 타고 가며 창밖을 보고, 그 결과를 말할 때, 사람들이 본 세상은 열이면 열 모두 다르다. 서울과 부산 사이에 존재하는 사물들은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른 것이다. 그런데 서구 합리주의 과학주의는 서울서 부산까지의 세상을 사진으로 찍어놓고 실험으로 증명하며 물질적 수치적 프로그램을 만들어 법칙화 획일화 시키는 것이다. 

 존재 하나하나가, 마음 하나하나가 곧 하나의 새로운 우주인 것이다. 그래서 네가 보는 세상과 내가 보는 세상은 다르다. 모기가 보는 세상과 나비가 보는 세상과 구더기가 보는 세상이 보이는 모습은 각각 다르지만, 그 각각이 모두 세상의 참모습이며 모두 진실된 하나의 우주인 것이다. 

 인간은 자아세계, 즉 나라고 하는 세계가 얼마나 깊고 넓으냐에 따라 그 삶의 크기가 결정된다. 나만이 나가 아니라 가족, 민족, 인류, 우주, 세상만물이 모두 나라고 인식할 때, 진정한 우주의 평화와 만물의 행복은 도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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