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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과 해야할 일 무엇을 먼저 할까?

역지사지 육아

by 카멜 혜은

오늘 아침
글쓰기 먼저 할까?
남편 셔츠부터 다릴까?
고민하다 해야할 다림질 부터 시작했다.

셔츠를 5개 다리고 나니
쓰고 싶었던 글감이
모두 달아나 버리고 없었다.

머리속이 텅 비어버렸다.
속상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일 무엇부터 해야 할까

"엄마 나 그림그리고 싶은데
트레싱지 어딨어요?"

아이가 묻는 질문에
"숙제는 했어? 그것부터 하면 찾아줄께 !"
아이의 요구를 뒤로 미룬다

아이에게
해야할 일부터 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었던 거다.

아이가 할 일을 끝내고
약속 대로 트레싱지를 찾아주지만
아이는 종이를 쳐다도 안본다.

"아깐 그게 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못하게 해서
망설이는 동안
하고 싶었던 그 마음이 싹 달아났어.
이젠 재미 없어졌어. 시시해"


글쓰기 vs 다림질
글쓰기 vs 운동


아침이면
나는 글쓰기와 다른 것들 사이에서 고민한다.

오늘 같은
월요일 아침에 하는 고민은
다림질과 글 쓰기 중 무얼 먼저 하느냐를 놓고
고민한다.


"셔츠부터 다릴까? (하고 싶은 일부터 할까?)
글쓰기부터 할까?" (해야 할 일부터 후딱 할까?)


하고 싶은 일을 충분히 했을 때
해야 할 일도 기분 좋게 시작 할 수 있다.
기분 좋게 시작해야 끝 마무리도 좋다.

두 가지 일
모두 말끔히 해 낼 수 있을 만큼
시간이 넉넉하다면 난 늘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시작한다.


하고 싶을 때
지금 당장 그 일을 하는 것
그게 생산성도 재미도 높여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마음이 막 생겼을 때 당장 하는 것과
시간이 지나고 하는 것의 효율은 다르다.
내 경우엔 그 차이가 엄청나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미루고
해야 할 일부터 했을 때
오늘 같은 부작용이 생긴다.

하고 싶었던 그 때 그 감흥을 읽으면
내가 뭘 하고 싶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을때가 많으니까...



아이도 나와 같지 않았을까?

"해야 할 일부터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해!"
엄마의 이 말이
아이의 흥미와 관심을 싹둑 잘라놓은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아이 스스로 일의 순서를 정할 수 있도록 돕자


요미도 딱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졌다.
때론 너무 즉흥적이어서
계획성이 부족한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순간의
감정과 느낌을 충분히 해소할 수만 있다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 아이다.

살아있는 활어 같은
아이이다.

일상의 퍼뜩이는 순간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 아이이다.

그걸 그림으로 그려내고 싶었던
것이 었을텐데...
엄마가 네 마음을 몰라주었구나..

너무 지나치지만 않다면
일의 순서와 계획을 아이 손에 맡기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아이 스스로 일의 순서를
정할 수 있도록
엄마인 나는 무엇을 도와주어야 할까?
무엇을? 어떻게? 라는 질문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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