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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 혜은 Jun 01. 2020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할 일 무엇을 먼저 할까?

역지사지 육아

오늘 아침
글쓰기 먼저 할까?
남편 셔츠부터 다릴까?
고민하다 해야할 다림질 부터 시작했다.

셔츠를 5개 다리고 나니
쓰고 싶었던 글감이
모두 달아나 버리고 없었다.

머리속이 텅 비어버렸다.
속상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일 무엇부터 해야 할까

"엄마 나 그림그리고 싶은데
트레싱지 어딨어요?"

아이가 묻는 질문에
"숙제는 했어? 그것부터 하면 찾아줄께 !"
아이의 요구를 뒤로 미룬다

아이에게
해야할 일부터 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었던 거다.

아이가 할 일을 끝내고
약속 대로 트레싱지를 찾아주지만
아이는 종이를 쳐다도 안본다.

"아깐 그게 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못하게 해서
망설이는 동안
하고 싶었던 그 마음이 싹 달아났어.
이젠 재미 없어졌어. 시시해"


글쓰기 vs 다림질
글쓰기 vs 운동


아침이면
나는 글쓰기와 다른 것들 사이에서 고민한다.

오늘 같은
월요일 아침에 하는 고민은
다림질과 글 쓰기 중 무얼 먼저 하느냐를 놓고
고민한다.


"셔츠부터 다릴까? (하고 싶은 일부터 할까?)
글쓰기부터 할까?" (해야 할 일부터 후딱 할까?)


하고 싶은 일을  충분히 했을 때
해야 할 일도 기분 좋게 시작 할 수 있다.
기분 좋게 시작해야 끝 마무리도 좋다.

두 가지 일
모두 말끔히 해 낼 수 있을 만큼
시간이 넉넉하다면 난 늘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시작한다.


하고 싶을 때
지금 당장 그 일을 하는 것
그게 생산성도 재미도 높여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마음이 막 생겼을 때 당장 하는 것과
시간이 지나고 하는 것의 효율은 다르다.
내 경우엔 그 차이가 엄청나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미루고
해야 할 일부터 했을 때
오늘 같은 부작용이 생긴다.

하고 싶었던 그 때 그 감흥을 읽으면
내가 뭘 하고 싶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을때가 많으니까...



아이도 나와 같지 않았을까?

"해야 할 일부터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해!"
엄마의 이 말이
아이의 흥미와 관심을 싹둑 잘라놓은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아이 스스로 일의 순서를 정할 수 있도록 돕자


요미도 딱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졌다.
때론 너무 즉흥적이어서
계획성이 부족한 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순간의
감정과 느낌을 충분히 해소할 수만 있다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 아이다.

살아있는 활어 같은
아이이다.

일상의 퍼뜩이는 순간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 아이이다.

그걸 그림으로 그려내고 싶었던
것이 었을텐데...
엄마가 네 마음을 몰라주었구나..

너무 지나치지만 않다면
일의 순서와 계획을 아이 손에 맡기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아이 스스로 일의 순서를
정할 수 있도록
엄마인 나는 무엇을 도와주어야 할까?
무엇을? 어떻게? 라는 질문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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