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멜 혜은 Nov 01. 2020

엄마 혁명

처음 접한 세계


엄마 혁명 수강을 앞두고 심장이 미친 듯이 조여 왔다. 일단 100만 원이 넘는 강의를 뽕빼먹으려니 현기증이 났다.


 '어떻게 하면 100만 원이 아깝지 않을 수 있을까?'

고액의 수강료를 뽕빼먹겠다는 사심이 들자 나는 목표를 잊어버렸다. 하긴 애초에 이 강의는 나의 목표와는 조금 다른 강의였다. 퍼스널 브랜딩을 위한 엄마들을 위한 강의. 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고, 나의 책을 쓰고 싶은 사람을 위한 철저하고 뽀죡한 고객을 위한 강의였다.


100만 원이라는 수강료에 차단,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주제에 차단, 책 쓰기라는 걸림돌에 또 한 번 차단되었어야 할 사고의 가정을 나는 단숨에 뛰어넘었다. 장대 높이 뛰기 하듯 전혀 관심 없던 주제였는데 이 강의에는 분명 최소 3단계 이상의 차단기가 내려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그걸 전혀 느끼지 못한 것이다.


100만 원? 일단 제목에 꽂혀서 통과(비상금도 넉넉했다. 감사 또 감사), 퍼스널 브랜딩? '결국 나 찾기잖아.'  통과, 책 쓰기? (전혀 관심 없음, 통과) 내 사고의 과정이 얼마나 단순 무식했는지? 그대도 느끼는가? 나는 이렇게 한 가지에 꽂히면 다른 차단기는 마치 무적의 갑옷을 입은 사람처럼 그냥 통과해 버리는 사람이다.




의도치 않게 나는 아주 비싼 강의의 수강자가 되어 있었다.


이곳에는 나는 신세계를 험한다. 유튜브라는 세계를 접하고 sns 마케팅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마치 딴 세상사는 사람들 이야기처럼 들렸다.


'나는 그동안 어떤 세상에 살아왔던가?', ' 내가 보고 듣고 두 발 딛고 서 있던 세상은 거짓이었는가? 아니면 지금 새롭게 알게 된 이 세상이 거짓인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사고의 대 변혁이 일어났다.


알아야 했다. 나도 모르는 신세계를 알아야 했다. 알아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까지 나는 티브이도 책도 보지 않았던 사람이라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모르고 살았다. 또 전업으로  살아온 7년이 나를 세상과 단절케 하였다. 세상은 저만치 나아가고 있었고 나만 퇴사했던 7년 전에 머물러 있었다.


 저 세상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아직 나는 준비운동도 발차기 조차 준비되지 않았는데 멋지게 다이빙해서 프로 같은 포즈로 수영하고 싶었다. 그 마음이 너무 앞서가서 나는 나의 현실을 바로 보지 못했다. 새롭게 알게 된 신세계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앞섰다. 그 마음이 너무 급해 지금 내가 서있는 곳에서 어떻게 도달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는 대신 마음만 앞서갔다.    


그땐 몰랐다. 내가 점찍은 그곳으로 가려면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그곳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지도를 다시 보고 두 리를 점검하고 신발끈을 조이고 배낭을 든든히 채우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그동안 목표를 설정하고 무언가 해본 적이 없다. 그저 내 가슴이 뛰는 곳으로 달려갔을 뿐이다. 내 가슴은 벌써 저 멀리서 뛰고 있는데 가슴이 가 있는 그곳으로 가는 법을 모르겠더라. 그래서 수 없이 넘어지고 까지고 헤맸다.


 어딘지 내가 두고 온 뛰는 가슴에 도달한 방법을 나는 그렇게 찾아가고 있었다.    





이전 06화 세상으로 한 발짝 블로그 글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