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부터 블로그를 운영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를 드러낼 용기도 없었고 무엇보다 무엇을 써야 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세상에 나를 드러낼 용기가 없었던 것 같다. 그 전에는 비공개로 몇 줄 끄적이다가 말았다.
둘째 어린이집 등원과 함께 시작된 자유부인 놀이를 통해 나는 완전히 딴 사람이 되어갔다. 자연스럽게 강의 듣기와 독서를 하게 되었고, 책 안의 메시지를 나도 모르게 실천하고 있었다. 아주 정석의 코스를 나도 모르는 이끌림에 의해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다. 명상을 하고 깨달은 바를 블로그란 공간에 적기 시작했다.
어떤 독자를 염두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지금 깨달은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새기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글쓰기는 시작되었다. 글쓰기는 ‘나를 찾고 싶다는 나의 욕망에 삶이 내게 내준 해법이자 답이었다. 매일 글을 쓰면서 나는 ‘나’를 만났다. 명상을 하고 생각들을 정리하며 나는 그렇게 ‘나’를 만났다.
내가 왜 그렇게 찾고 싶었던 것일까?
1. 명상을 하며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발견한 이후 나를 찾겠다는 욕망은 점점 커져갔다. 꼭 찾아야 했다. 내 아이들에게는 자신을 찾아 나로서 사는 삶을 살아가게 하고 싶었다. 엄마는 뒤늦게 깨우쳤지만 아이들만큼은 이 질문을 마음에 품고 끊임없이 자신을 찾아가길 바랐다. 하지만 엄마가 가보지 않은 길을 아이들 스스로 찾아가라 할 수 없었다. 하다못해 어디로 가야 네가 찾는 ‘너’가 보인다고 알려줄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적어도 저기 어디쯤이라고 가르쳐 줄 수 있어야 했다.
나를 찾는 과정은 제대로 부모가 되는 방법이었다. 이것이 내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 드디어 나를 찾는 여정에 이유와 목적이 정확히 세팅되었다.
하지만 방법을 몰랐다. 어디에 가야 나를 찾을 수 있는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 길을 헤맸다. 광활한 우주에 홀로 서서 사방을 둘러보는 기분이었다. 어디로 가야 하지 알 수 없다면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가보자고 생각했다.
오직 나는 내 마음의 소리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세상은 너무 드넓어서 너무 깜깜하고 무한해서 오로지 보이는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었다. 나는 나를 의지 삼아 한발 씩 나가가기로 했다. 그 길이 가시밭길인지, 꽃길인지도 알지 못했다. 다만 내 가슴은 뛰고 있었고, 새로운 세상으로의 모험을 기대하고 있었다.
‘무엇이 되든 가보자. 나는 너무 궁금하니까 궁금한 건 못 참는 나니까. ’
그러다가 '엄마 혁명'이라는 강의를 알게 되었다. 제목이 마음에 쏙 들었다. 내가 딱 그 심정이니까 나는 엄마고 지금 나는 혁명을 꿈꾸고 있으니까. 나를 찾겠다는 생각으로 강의 목표도 방향도 전혀 내 관심사가 아니었지만 오로지 제목이 마음에 들어 100만 원이 넘는 강의를 덜컥 등록하였다.
나는 단순하다. 오로지 제목만 보고 고액의 강의를 신청하다니.. 그 제목이 딱 내가 찾고 있는 질문에 대한 답이어서 나는 이 강의를 신청했다. ‘이제 누군가 답을 내게 주겠지?’ 내가 지불한 100만 원에 준하는 기대감을 만 빵 안고서 나는 한 작가의 수강생이 되었다.
결과를 예측하지 말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 보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엄마 혁명 강의의 주된 목적은 ‘책을 써서 나의 브랜드를 만들자.’였다. 그 당시 1기, 2기 수강생들이 이 강의 수강 후에 대거 출간 계약을 따내서 회자가 되었다.
나는 책을 쓰고 싶은 마음도, 퍼스널 브랜딩을 할 마음도 없었지만 퍼스널 브랜딩이 나를 찾는 방법인 줄 알고 무작정 지원을 했다. 4주짜리 강의가 끝날 때까지 나는 퍼스널 브랜드의 '퍼' 도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그 덕분에 여러 랜선 인연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 인연이 글쓰기와 책 쓰기로 나를 연결해 주었고, 딱 일 년 뒤 2020년 5월 투고를 하고 여러 출판사에서 러브콜을 받게 되었다. 정말로 나는 책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무언가 자신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을 만났을 때 망설이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꿈을 꾸기 늦은 나이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