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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 혜은 Nov 01. 2020

엄마라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했다

  

이쯤 나는 내 가슴을 두드리는 질문을 발견하게 된다. 마흔 앓이 었을까?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마흔’이라는 단어만 치면 마흔에 대한 책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마흔쯤에 나를 찾고 싶다는 생각은 나만 하는 고민이 아닌가 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의 쓸모는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처음이었다. 그 전에는 한 번도 살면서 이렇게 중요한 질문에 답을 해본 적이 없었다. 20대 때 치열하게 고민했으면 좋았을 질문을 내 나이 40이 넘어 처음 품어 보았다.    

 

나는 왜 내가 그렇게 궁금했던 것일까? 단순히 나를 찾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나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라는 타이틀이 생기면서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엄마’라는 자리 덕분에, 두 아이들에게 좀 더 근사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된다면 나의 아이도 더 괜찮게 키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나는 나를 알아야 했다. 두 아이 덕분에 나는 ‘나’를 찾는 여정 길에 올랐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이를 악물었다. 반드시 엄마가 먼저 걸어보리라. 인생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인생에서 나로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엄마가 꼭 걸어보고 알려주리라 다짐했다.


그 길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나는 내 아이들의 나침반이 되고 싶었다. 이 마음은 다시 나에게로 돌아왔다. 원점은 나! 나로부터 시작해야 했다. ‘좋은 엄마’가 되는 것도 ‘나’를 찾아야 가능한 일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난 누굴까?”

이 질문이 나의 머릿속을 멤 돌았다. 찾아야 했다, 알아야 했다. 내가 누군지 알지 못하면 안 되었다.

이렇게 궁금한데 그가 어떻게 참고 살았지 싶었다.


도서관에 수업을 들으면서 자연스레 열람실도 드나들게 되었다. 그러다 내게 들어온 책이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이었다. 사실 나는 이 책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었다. 저자에 대해서도 심지어 미라클 모닝이라는 말이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고유명사처럼 쓰인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미라클 모닝이 무엇인지도 왜 이 책이 내 마음에 들어왔는지 확실한 이유도 없었지만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이 그렇게 내게로 왔다. 나를 찾고 싶다는 질문에 대해 세상이 내게 건네준 첫 번째 답변이었다.    


책을 펴 들고 읽기 시작했다. 한 때 책을 꽤 좋아했는데, 책을 손에서 놓은 지 오래였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새벽 5시? 미라클 모닝? 그리고 명상?’ 이 단어가 내게 들어왔다.


그다음 날부터 삶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책을 읽고 인생이 변했다는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책을 읽고 내 삶이 달라졌다. 나의 행동이 달라졌다.  알람도 없이 새벽 5시면 눈이 떠졌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조용히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사방은 고요하고 오로지 나는 내 마음에 집중한다. 그렇게 나는 나의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누가 알려준 것도 이것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저 모든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내 마음에 귀 기울이자 마음은 뜨거운 것을 활칵 토해냈다.


 나의 두 아이들이 떠올랐다. 내 안에 그 둘을 향해 넘치는 사랑이 피어올랐다. 나를 꽉 채우는 에너지 내 안에 가득 찬 사랑. 아이들의 존재가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걸 확인한 순간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그리고 고마웠다. 나를 엄마로 만들어준 두 아이들에게 너무나 고마웠다.


이기적이었던 내가 나 밖에 몰랐던 내가. 이렇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나에게 전에 없던 이타심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매일 이렇게 발견한 나의 마음의 생각들을 블로그에 적기 시작했다. 이것이 내가 세상을 향해 한발 내디딘 첫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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