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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쓸신팝 Feb 15. 2024

[NCT 텐]퍼펙트 넘버

NCT의 초창기 멤버이자 웨이션브이(WayV)의 멤버 텐이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나른한 고양이같은 외모와 그에 어울리는 유려한 춤사위, 귀가 트이는 보컬. 완벽한 숫자라는 의미처럼 텐은 완벽한 올라운더이며, 아주 매력적이다. 솔로 앨범을 발매하기 전까지 그의 매력을 감질맛나게 선보였었다. 2024년 1월, 드디어 한 숟갈 제대로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텐의 미미(美味)를 한번 파헤쳐 보고자한다.



TENsion up
출처 SM 엔터테인먼트 NCT U [일곱 번째 감각]  티져 이미지

NCT의 시작, NCT U의 ‘일곱 번째 감각’의 멤버였다. 이미 에스엠 루키즈로 얼굴은 알렸지만 정식으로 그들의 색을 보여준 첫 번째 곡이었다. 딥하고 몽환적이고 멜로디컬하지도 않은 이 노래에서 텐은 랩을 맡았다. 나른하지만 강단있는 목소리가 곡의 오묘함을 더했다. 이후, <SM STATION 2>에서 발매한 ‘몽중몽’은 동양적인 분위기와 함께 텐의 유려한 춤사위를, 2018년 NCT 단체 앨범 [NCT 2018 EMPATHY]에서 태용과 함께 한 ‘Baby Don’t Stop’은 나른하지만 날카로운 보컬을 보여주었다. 웨이션브이 내에서도 높은 고음과 고난이도의 퍼포먼스, 제스쳐로 타고난 끼를 마음껏 표출했다. 텐은 데뷔 이후로 꾸준히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드러내고, 높은 능력치를 가졌음을 인증했다.

 우리는 다행히도 음원 프로젝트인 <SM STATION>를 통해 텐의 자유로운 음악 세계를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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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M 엔터테인먼트 텐 [Paint Me Naked]  티져 이미지

<SM STAITON 2>를 통해 발매한 세 싱글은 텐만의 분위기가 잘 느껴진다. 자유롭지만 날카롭다. 음원과 더불어 발매한 퍼포먼스가 담긴 뮤직비디오는 텐의 능력치에 새삼스레 또 감탄하게 한다. 특히, 2021년에 발매한 ‘Paint Me Naked’는 장난스런 고양이의 자유로운 하루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저런 옷을 누가 소화하나 싶은 레오파드 무늬 세트, 핫핑크 셔츠에 체크보드 수트를 입고 청명한 하늘 아래 가볍게 춤을 춘다. 플럭 사운드에 올라간 텐의 소년스러운 보컬은 맑고 통통 튀는 모습 또한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맑은 하늘이던 하루 속에 유일하게 내리는 비는 물감비다. 컬러풀한 비를 다 맞으며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은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자유가 느껴진다.

 

출처 SM 엔터테인먼트 텐 [Birthday]  티져 이미지

하지만 다음해에 발매한 ‘Birthday’는 완전 반전된 분위기의 곡이다. 장난끼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이 나른하고 섹시한 고양이의 모습이다. 스킨 톤의 상의에 데님, 그리고 검은 시스루 천이 둘러진 챙이 큰 모자는 텐의 묘한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슬쩍 비치는 텐의 눈빛은 긴장감을 준다. ‘Birthday’에서 비주얼로 감탄을 자아냈지만 중력을 거스르는 안무로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인정했다.


지금까지는 싱글 앨범으로 가볍게 즐겼지만, 더이상 미룰 수 없다. 텐의 솔로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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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M 엔터테인먼트 텐 [TEN]  티져 이미지

데뷔 8년 만에 나온 텐의 첫 솔로 앨범. 본인의 이름을 건 [TEN]을 발매했다. 텐의 무드가 느껴지는 티져 영상과 이미지는 영화의 예고편 같았다. 본편은 아니지만, 발매 전 업로드된 ‘Lie With You’의 트랙 비디오 역시 하나의 로맨스 영화였다. 빈티지한 색감과 끊임없는 웃음이 함께하며, 따뜻함이 느껴지는 어쿠스틱 기타와 목소리는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출처 SM 엔터테인먼트 텐 [TEN]  티져 이미지

하지만, 텐의 매력은 다채롭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본편은 아주 어둡고 묘하다. 타이틀곡 ‘Nightwalker’의 뮤직비디오는 <지킬 앤 하이드>와 <프랑켄슈타인>이 생각난다. 어떤 연구를 통해 새로운 존재를 기다리는 모습은 두 이야기 속 주인공들을 연상케한다. 연구실에 있는 텐은 느릿하고 음침한 분위기를 띠지만 나른한 표정에 날카로운 눈빛이 고양이가 아니라 재규어같다. 이어 어딘가 수상한 텐이 경호팀에게 잡혀가는 주차장에서는 연구실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점차 완전하고 새로운 모습의 변태(變態)를 그려나가고 있는 듯 하다.

출처 SM 엔터테인먼트 텐 [TEN]  티져 이미지

 “Rising from the ashes”라는 가사처럼 텐은 재탄생한다.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그의 컨셉 소화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땀에 절은 티셔츠와 어깨를 걷은 소매, 그리고 쓸어넘긴 머리는 조금 충격적이다. 너드와 빌런의 경계를 텐은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Nightwalker’의 뮤직비디오는 텐만이 표현할 수 있는 반전 매력을 십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 뮤비 속 음침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모습은 그루비한 베이스와 시너지를 터뜨려 더욱 흥미진진하다.

타이틀 곡 뿐만 아니라 수록곡들에서도 텐의 오묘하고 나른함이 담겨있다. 다양한 장르 안에 스스로를 녹여 다채롭게 텐을 그려냈다. ‘Water’에서는 라틴팝 장르에 능글맞은 보컬을, ‘Dangerous’에서는 자신의 매력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앙큼함을 보여준다. ‘ON TEN’은 힙합 리듬에 랩까지 소화하며 알고는 있었지만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되고, 텐의 맛이 깊어진 곡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양한 싱글로 기대를 갖고 기다린 대가가 이런 앨범이라면 또 기다릴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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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M 엔터테인먼트 텐 [TEN]  티져 이미지

말그대로 텐은 완벽하다. 고양이같이 예쁘게 올라간 눈꼬리, 나른한 눈빛, 여유로운 표정과 표현력. 이와 어울리는 소년같은 맑은 목소리의 보컬과 랩 또 물 흐르듯 가볍고 유려한 춤사위는 모두가 인정한다. 그리고 확실하게 본인이 잘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일치를 만들어 내 감탄을 자아낸다. 이번에도 본인의 이름을 건 [TEN]은 정말 텐 그 자체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그룹, 프로젝트, 유닛을 통해 보여줬던 텐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솔로 앨범에서 오롯이 표현하는 텐은 또 다른 매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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