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한의학이라는 전통의학을 가지고 있음에도 서양의학이 급속도로 확산되어 자리 잡은 특이한 경우다. 양, 한방으로 이원화된 의료시스템은 의학적 갈등뿐만 아니라 경제적ㆍ정치적 요인들까지 맞물려 있다. 치료법을 선택하고 그 혜택을 받아야 할 국민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킨다.
게다가 침뜸으로 치유하고 약용식물과 본초학으로 예방하는 한의학적 치료 방법은 오히려 한국보다 서양에서 동양철학, 자연치유 의학으로 더 활발하게 연구되고 시행하고 있다. 어마하게 비싼 병원비와 약값 때문만은 아니다. 서양의학의 한계가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미 그 혜택을 받아 온 백신과 시간을 다투는 응급환자를 위한 서양의학의 기술은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수많은 연구와 신약 개발, 항생제 덕분에 수명은 연장되고 있다. 하지만 신체 내 면역기능이 저하되고 항생제 내성이 생겨 질병의 종류도 늘고 환자 수도 역시 더 늘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돈이 없으면 고가의 전문적인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다.
아프면 고장 난 곳을 약으로 막을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보고 그 원인을 찾아내서 치료하는 것이 맞는데 현실은 그럴 수가 없다. 살기 위해 정신없이 내달려야 하는데 아플 새가 어디 있겠나. '아플 시간 아깝다. 아프면 안 된다. 빨리 약 먹고 통증이 없으면 그게 낫는 거다.' 라며 쉼 없이 일한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자기를 잃거나 잊어버리는 것 같다.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들의 부모님도 그렇게 살아오셨다. 그렇게 고장 난 몸으로 남은 생을 살아내셔야 한다.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겼지만 그 좋아하시던 여행도 녹록지 않다.
원인 모를 불치 병의 아이들, 아토피, 호르몬과 뇌질환 환자들, 그리고 우리의 부모님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요가가 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내 몸에 집중하고 내 몸의 기저를 알아차리는 것 자체가 시작이라 생각한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은 늘 필요하다. 그 시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 내가 제대로 배워 깨달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가를 시작했고 그 길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누구에게든 닿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