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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요가 Oct 23. 2018

Adho Muka Svanasana

화를 가라앉히는 요가 아사나

'넌 머리만 컸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뱉은 사람, 사람들에게 그간의 내 경험과 삶의 교훈이었던 시간들이 무시되었다. 그저 '네네' 해주길 바랐던 걸까? 그래야 했던 걸까? 누구를 향해 그 어떤 공격을 한 것도 아니었고 비하의 의도도 전혀 없었다. 문제를 얘기했고 의견을 제시 한 내 말에 왜 그렇게 발끈했을까. 게다가  내가 한 말의 의미보다 그 말을 한 나에게 더 불쾌해 했다.  나로서는 이해할 수도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성과가 목적인 기업도 아니었고  단순한 의견 제시에 그 따위 거부감으로 대응하는 상대의 자격지심과 그 수준이 드러났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함께 일할 동지 혹은 이끌어 줄 사람으로 여겨 손을 내밀었다면 오히려 내게는 머리만 컸던 부끄러운 과거였을텐데, 그들은 그 수준도 안되었던 모양이다. 같이 일하는 이의 고충을 도려내고 덮어버린 그들은 그곳에 어울리지 않다.


그때 저렇게 감정이 욱했던 이유는 가진 자가 시키는 대로만 해야 버틸 수 있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와 찾은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들 앞에 나는 혼자였다. 그 외로움과 서러움이 더해졌다. 그들은  나를 밀어 내기에 급급 했고 인정하고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 일 이후에도 다름을 존중하자고 수없이 외치는 이들이 정작 자기 옆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다름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을 봐 왔다. 그런 사람들을 보며 나 스스로도 다름을  공감하고 인정 하자는 내 입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수차례 되돌아보기도 했고 그때마다 치미는 과거의 기억과 감정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속했던 그 상황과 그들을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와 같은 상황이 다시 온다면 그때처럼 화가 나지는 않을 것 같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일을 도모하는 사람들과 내가 속한 조직에 맞춰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나를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자기 검열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가장 잘 아는 나를 한 발짝 물러서서 보는 것이다. 관계의 출발은 나를 있는 그대로 알고 나를 믿는 것부터다.


나를 믿고 좀 더 제대로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요가만 한 것이 없다. 모든 생명의 자연치유 능력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게 된 요가는 시작부터 쉽지 않았고 알수록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았. 그런 요가는 누구에게든-감정 조절이 어려운, 집중이 힘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더불어 건강을 지키고픈 사람들과-함께 하고 권하고 싶은 방법이다.


어긋나고 막힌 감정 앞에서 요가의 여러 방법 중 명상을 시도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치미는 감정에 차분한 자세가 도저히 힘들다면 몸을 움직여 집중해보는 것이다. 이번에 내가 추천하는 동작은 Down dog자세이다. 일명 아래로 향한 개 자세. 이 자세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다. 시작부터 완벽한 자세를 해 보이려고 하니 더 그렇다. 처음엔 상체(머리부터 엉덩이의 꼬리뼈)에 집중한다. 허리와 상체가 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릎을 펴거나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것은 의미가 없다.




DOWN DOG 자세

Adho mukha svanasana


목과 어깨(견갑골), 등과 척추를 따라 다리까지 신장됨을 느끼며 자세를 유지한다. 호흡에 집중한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쫙 나오는 장점들이 있지만 내가 직접 느낀 좋은 점들을 다시 적어본다.

어깨와 등의 스트레칭 : 엉덩이를 최대한 위로 들어 올리고 등과 어깨를 쫙 펴주기를 반복하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있는 이들의 피로 해소에 좋다.

허벅지와 종아리 결림 및 부종에 좋다 : 처음부터 하체가 완전히 펴지기는 힘들지만 계속하다 보면 무릎이 펴지고 발바닥이 바닥에 닿으면서 햄스트링(허벅지 뒷부분)과 종아리의 근육의 스트레칭이 제대로 된다.

두통, 우울, 감정조절에 좋다 : 심장이 머리보다 위에 있어서 혈액이 머리 쪽으로 잘 순환된다. 머리의 혈액 순환이 잘돼서 그런지 편두통이 한 번씩 오면 나는  다운 독 자세 및 baby pose(아기 자세)를 취한다.

허리에 좋다 : 허리가 아프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며 살았는데 난생처음 허리가 아파서 오른쪽 다리를 들어 올리기가 힘들어 바지 입기도 어려운 지경이었다. 그때 어떤 치료도 약도 없었고(치앙마이 여행 중) 이미 신청한 요가를 다니면서 허리 통증은 사라졌다. 당시 요가 시작 단계였던 내가 가장 자주 했던 자세가 '다운 독' 자세와 '선활자세'다.

몸매 보정 : 개인차가 있겠지만 날마다 한 달 이상 하면 배, 어깨, 다리가 균형이 잡힌다.


Adho mukha svanasana

손가락은 최대한 쫙 펴주고, 특히 검지와 곤지가 서로 안쪽으로 힘이 들어갈 수 있도록 조절한다. 팔꿈치가 바으로 향하게 팔을 펴주고 어깨 역시 안쪽으로 움츠러지지 않고 허리와 함께(허리와 연결되어 펴지는 느낌이 든다) 펴준다. 엉덩이는 최대한 위로 들어 올려주고 어깨와 허리를 엉덩이 쪽으로 밀어주며 펴준다.

처음부터 햄스트링(허벅지 뒤쪽)의 스트레칭이 쉽지 않을 때에는 무리하지 않고, 무릎을 구부리고 발 뒤꿈치를 들어준 상태에서 상체의 스트레칭에 집중한다. 위 동영상에서 처럼 척추를  뻗는 것에 먼저 집중하고 무릎은 굽혔다 폈다 하면서 점차 동작을 익히면 좋다.

     왼: 손가락 힘 주는 방향   오: 허리가 잘 펴지지 않아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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