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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파노 Sep 08. 2023

사랑의 시

생살을 찢는 듯한 고난의 삶을 원망한 적이 많았어요.

하늘을 향해 부모를 향해 나를 향해 셀 수 없는 원망을 하며 살았습니다. 이내 그 원망은 나를 가두어 빛을 볼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아픔의 산을 하나 넘으면 더 큰 아픔의 산이 절 기다리고 있었죠.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러 봐도 삶의 뒤에서 나의 삶을 주무르는 녀석에게는 자비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마음에 피를 쏟는 나에게 계속 고난의 산을 넘길 바라더군요. 그렇게 고난의 산을 넘고 또 넘다 보니 소망이란 건 애초 나에게 사치였다는 생각이었어요.

 

비관에 비관을 하면 아무런 기대도 없게 돼요. 숨만 붙어있는 고목처럼 그냥 사는 겁니다. 그렇게 무표정으로 살아요. 인두로 살덩어리를 지져도 비명을 지를 수 없었어요.

 

어느 날, 이제 마지막이라는 소망도 버린 채, 산 하나를 넘으니 거기서 당신이 기다리더군요. 꽃처럼 환하게 웃으며 날 기다렸습니다. 그 환한 웃음은 날 위한 미소였어요. 그 꽃의 환한 미소와 아름다움을 보는 순간, 세월의 억울함도 부당함도 생살을 인두로 지지는 듯한 고통도 다 씻겨내려가버렸습니다.

 

거기 당신이 그렇게 있었어요. 날 위해 웃어주며 당신이 있었어요. 그제야 알겠더군요. 당신이라는 꽃 한 송이로 내 삶 전체는 축복이었다는 것을요. 어둠 속에 빛이 있었고

목마른 사막에 샘물이 있었어요. 그렇게 있었어요.

 

‘당신이라는 꽃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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