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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파노 Sep 03. 2023

에이리언을 한약으로 만들기

만병통치약

영화를  볼 적에 가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한다. 관람했던 영화 중에서 가장 화가 나고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던 영화는 ‘에이리언’ 시리즈였다. 그 괴물 놈들은 지겹게도 살아남아 인간들과 주인공을 괴롭혔고 좀처럼 죽이기도 쉽지 않았다. 또 뒈질 때에는 혈액이 산성이라 쇠붙이도 그냥 녹이기에 죽이는 것도 참 쉽지 않은 크리쳐였다. 나는 그 영화를 볼 적마다 ‘저 지독한 놈들’에게 어떻게 하면 인간이 당한 만큼 고통을 줄까? 하고 생각했었다. 곰곰이 생각해서 내린 결론은 놈들을 한약으로 만들어 버리는 상상을 했다. 우선 그 놈들은 혈액이 산성이기 때문에 일반 탕제기에 넣었다가는 탕제기가 다 녹아버리기 때문에 사고가 날 위험이 있다. 그렇기에 울버린에게 아다만티움을 주입했던 스트라이크 대령을 찾아가 다량의 아다만티움을 얻어 와서 탕제기를 튼튼하게 만든다. 제 아무리 에이리언 괴물 놈이라고 해봤자 녀석의 피라고 해도 아다만티움은 녹이지 못할 것이다. 괴물놈 한 마리가 탕제기에 들어가서 내장과 함께 다려져야 하기 때문에 미끼가 될 유영철이나 오원춘 같은 흉악범을 탕제기 맨 아래 넣고 에이리언이 거기로 달려들면 밑에서 출구가 열려 흉악범은 빠져나오고 탕제기는 단단히 닫히게 만든다. 탕제기의 높이는 꽤나 높기 때문에 에이리언은 그 속에서 허둥대기 바쁠 것이다. 그다음은 한약재를 종류별로 넣는다. 감초, 황기, 결명자, 당귀, 녹용, 자소엽, 맥문동, 복령, 백출, 숙지황 등을 넣는다. 제법 많이 넣어야 한다. 에이리언을 한약으로 다려야 하니까 말이다. 그다음은 약수터에서 떠온 약수를 탕제기 입구까지 붇는다. 이러면 모든 준비가 끝난 셈이다. 에이리언은 그 안에서 나와 보려고 발버둥 치겠지만 물은 이미 끌어 오르기 시작했고 철망과 같은 뚜껑이 덮인 상태이기 때문에 놈은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 이내 한약의 어우러진 냄새가 탕제원에 진동을 하고 에이리언놈이 비명을 내지르겠지... 제 아무리 강력한 외계인 놈이라고 해도 아다만티움으로 만든 불가마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 나는 서서히 탕약이 되어가는 녀석을 흡사 한니발 렉터처럼 관망한다.

 

20시간 정도 다리면 될 것 같다. 그러면 임산부를 위한 잉어즙을 다린 것처럼 녀석은 흐물흐물 해지겠지..... 녀석의 독성도 다 빠질 테고 말이다. 녀석이 인류에게 했던 해악을 생각하며 그 탕약을 비닐에 한 봉지 한 봉지 포장할 것이다. 그리고는 인터넷 판매를 하겠다. 그리고 판매를 할 상품의 슬로건은 이것이다.

 

“우주에서 가장 강한 정력제를 당신에게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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