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221조, "자연유수의 승수의무와 권리"

제221조(자연유수의 승수의무와 권리) ①토지소유자는 이웃 토지로부터 자연히 흘러오는 물을 막지 못한다.
②고지소유자는 이웃 저지에 자연히 흘러 내리는 이웃 저지에서 필요한 물을 자기의 정당한 사용범위를 넘어서 이를 막지 못한다.

말이 쓸데없이 또 어렵습니다. '자연유수의 승수의무'... 이건 또 뭘까요?

사실 의미는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승수'(承水)에서 '승'은 잇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승수라는 것은 물이 이어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결국 승수의무란 물이 자연스레 흘러가는 것을 끊거나 하지 않을 의무인 겁니다.

이에 대하여 판례는 "민법 제221조 소정의 승수의무는 물이 자연히 높은 곳으로부터 낮은 곳으로 흐르는 때에 낮은 토지의 소유자가 그것을 인용하여야 하는 의무이고 자연히 흘러내리는 물이 어떤 사정으로 낮은 곳에서 막힌 때에는 높은 토지의 소유자는 그 소통에 필요한 공사를 할 수 있는 소통공사권이 있는 것이나 자연적으로 흘러내리는 물과 인위적인 물이 함께 배수관을 통하여 흘러내리는 경우는 동법 226조 소정의 여수소통권의 경우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소통권자는 낮은 땅을 위하여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 및 방법을 선택하여야 하고 낮은 토지소유자의 손해가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보상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승수의무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76. 7. 13., 선고, 75다2193, 판결). 여수소통권에 대한 말이 나오는데 이건 나중에 공부할 것이므로 일단 넘어갑시다.

예를 들어 높은 지대에 있는 땅을 철수가 소유하고 있고, 낮은 지대에 있는 땅을 영희가 인접해서 소유하고 있다고 합시다. 이 경우 철수의 땅에서 영희의 땅으로 물이 흘러내리고 있을 때, 영희가 "감히 내 땅에 허락도 없이 물을 흐르게 해!"라고 화내면서 이를 강제로 끊어 버리거나 제방을 쌓아 흐름을 막아 버리는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지대에 사는 토지소유자에게만 의무가 있으면 뭔가 억울하겠지요. 제221조제2항은 고지대에 사는 토지소유자에게도 어느 정도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위의 사례에서 철수는 비록 물이 자신의 땅으로부터 흘러내려 영희의 땅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정당한 사용범위를 넘어서 영희의 물 사용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또한, 우리 판례는 "민법 제221조 제1항 소정의 '자연히 흘러오는 물'이라 함은 인공(人工)에 의하여 지상에 떨어지거나 지상으로 분출되는 물이 아닌 우수도 여기에 포함된다."라고 하면서 "낮은 곳의 토지 소유자가 자신의 토지에 성토하여 지반고를 높이거나 제방을 쌓았기 때문에 종전에 높은 곳으로부터 자연히 흘러오는 우수의 흐름을 막게 되었다면, 이는 민법 제221조 제1항 소정의 승수의무를 위반한 것이다."라고 하여, 물줄기가 평상시에 이어 흐르는 것뿐만 아니라 빗물(우수雨水)이 흐르는 것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대법원 1995. 10. 13., 선고, 94다31488, 판결).

오늘은 승수의무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표현은 어려웠지만 내용은 이해하기 그리 어렵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내일은 소통공사권에 대하여 공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