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44조, "재단법인의 정관의 보충"

by 법과의 만남
제44조(재단법인의 정관의 보충) 재단법인의 설립자가 그 명칭, 사무소소재지 또는 이사임면의 방법을 정하지 아니하고 사망한 때에는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이 이를 정한다.


오늘은 재단법인의 정관 보충에 대해 공부하겠습니다. 앞서 우리는 정관의 '변경'은 배웠습니다만, '보충'은 또 뭘까요? 사단법인의 정관 보충에 대해서는 민법에서 별 말이 없는데, 재단법인에 대해서는 특별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재단법인은 사단법인과는 아주 다른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재산을 출연한 '설립자'의 의사에 크게 구속받게 된다는 것인데요, 사람들이 여러 명 모여야 만들어지는 사단법인과 달리 재단법인에서는 설립자가 내놓은 재산 그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하여 사단법인에서는 사원들이 모여 의결, 의사결정을 내리고 법인을 운영해 나갑니다.


예를 들어 영희 할머니가 평생 김밥을 만들어 팔아 번 돈 10억 원을 쾌척하였다고 합시다. 영희 할머니는 자신의 돈으로 재단을 만들어, 배고픈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싶어 합니다. 그러면 영희 할머니의 돈은 당연히 영희 할머니가 원하는 대로 쓰여야 합니다. 설립자의 의사에 반하여 돈이 사용된다면, 재단법인의 의미는 퇴색될 것입니다. "그럼 범죄자를 지원하기 위해서 어떤 사람이 10억 원을 출연하고 재단법인을 설립하면 어떻게 되나요?" 그런 목적의 법인이 주무관청의 설립허가를 받을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런데 영희 할머니는 재단법인을 설립하려고 서류를 작성하고 준비하던 도중, 지병이 악화되어 그만 재단법인의 이름과 사무소 소재지를 정하지도 못한 채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설립자의 의사가 강력하게 존중되는 것이 재단법인이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홀연 나서서 "내가 그 법인의 이름을 지어주고 사무소의 위치를 정해주겠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제43조에 따른 필요적 기재사항을 정하지 못한 영희 할머니의 재단은 설립되지 못할 위기에 처합니다.


이러한 경우 제44조가 구제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제44조는 이해관계인 또는 검사가 청구하여 법원이 빠진 내용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영희 할머니가 세우려고 했던 재단법인은 유효한 정관을 가진 법인으로 설립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내일은 재단법인의 정관변경에 대하여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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