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조(잔여재산의 귀속) ①해산한 법인의 재산은 정관으로 지정한 자에게 귀속한다.
②정관으로 귀속권리자를 지정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지정하는 방법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이사 또는 청산인은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그 법인의 목적에 유사한 목적을 위하여 그 재산을 처분할 수 있다. 그러나 사단법인에 있어서는 총회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③전2항의 규정에 의하여 처분되지 아니한 재산은 국고에 귀속한다.
예전에 법인이 해산하게 되어도 그걸로 끝! 인게 아니라, 후속 절차가 복잡하게 남았다고 했었습니다. 이처럼 해산하게 된 법인이 원래의 적극적인 활동을 정지하고, 잔무를 처리하며 재산을 정리한 후 완전히 소멸하기까지의 절차를 "청산"이라고 부릅니다. 청산절차까지를 무사히 마친 법인은 드디어 완전히 소멸해 버리는 것이지요.
청산(淸算) 자체가 깨끗할 청, 계산할 산의 한자를 쓰니까 쉽게 번역하면 '계산을 깨끗이 한다'라는 것입니다. 뒤탈 없이 돈 문제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청산의 경우, 일단 '파산'에 의해 시작되는 경우에는 앞서 자주 말씀드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므로 그 법을 열심히 봐야 합니다. 그러나 '파산이 아닌 다른 사유'로 해산하여 청산절차에 들어가는 경우에는 여기 민법에서 정해 둔 청산에 관한 규정들이 적용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민법에서 배울 청산절차는 그 시간 순서대로 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읽다 보면 상당히 혼선이 옵니다. 나중에 와야 할 절차가 앞에 나와 있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헷갈리는 겁니다. 그래서 일단 청산절차 자체를 시간 순서대로 개관해 보겠습니다. 이 부분을 공부한 후에, 각각의 규정을 읽으면서 시간 순서를 상기하면서 보면 훨씬 나을 것입니다.
① 법인 해산등기 및 해산신고 : 해산한다는 내용의 등기를 하고, 해산한다는 것을 주무관청에 신고합니다.
② 현존사무의 종결 : 해산 전에 원래 해오던 사무를 이제 끝내야 합니다.
③ 채권의 추심 : 추심이라는 단어가 좀 어려운데 너무 단순하게 설명하는 것 같긴 하지만, 그냥 돈 빌려준 사람이 빚을 받아내는 것입니다. 법인도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준 게 있을 테니까, 받을 것은 받아야 합니다.
④ 채무의 변제 : 법인이 돈을 빌린 것도 있을 겁니다. 사실 이 부분이 법인의 청산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내 돈을 어떤 법인에 빌려줬는데, 그 법인이 이제 해산해서 없어진다고 하면 당장 겁이 덜컥 날 겁니다. "내 돈은 이제 누가 주지?" 하고 말입니다. 이런 채권자가 많은 상황이라면, 그야말로 난리가 날 겁니다. 이렇게 큰 이해관계가 걸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 민법에서는 법인이 소멸하기 전까지 채무를 최대한 갚고 사라질 수 있도록 여러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⑤ 잔여재산의 인도 또는 파산 신청 : 이 부분이 바로 오늘 공부하는 제80조입니다. 사무도 종결하고, 빌려준 돈도 받고, 갚을 돈도 갚고, 그러고 나면 이제 법인에게 남는 재산이 있을 겁니다. 그 재산을 어떻게 할 것이냐? 이 부분을 규율하는 것이 제80조인 겁니다. 바로 뒤에서 공부하겠습니다.
⑥ 청산종결의 등기 및 신고 : 청산절차가 끝나게 되면 이를 등기하고, 주무관청에 신고하면 됩니다.
그럼 이제 다시 제80조로 돌아와 볼까요. 청산절차에서 ⑤에 해당하는 절차입니다. 해산하는 법인에게 남는 재산은 우선적으로 정관으로 정한 자에게 귀속되며(제1항), 만약 정관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이사 또는 청산인이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어 그 재산을 처분할 수 있습니다(제2항). 이러한 절차에 의해서도 아직 남아 있는 재산이 있을 때에는 이를 국고에 귀속하게 합니다(제3항). 제2항에 따라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는 데에 필요한 서식 중 하나를 참고로 첨부합니다.
이때 청산인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민법에서 처음 나오는 표현인데요, 간단히 설명하고 지나가겠습니다. 법인이 해산하게 되면 그때부터 이를 청산법인이라고 부릅니다. 이제 소멸을 위해 다가가는 법인입니다. 왜 하필 이렇게 부르냐고요? 법인의 성격이 조금 바뀌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법인이 따로 정관에 정해진 목적도 있고,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사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해산을 하게 되면, 법인의 목적은 이제 청산이 됩니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목적이 되는 것입니다.
청산법인도 결국에는 법인이므로, 기관이 필요합니다. 청산법인의 기관을 청산인이라고 부릅니다. 청산인은 원래 법인에서의 이사와 유사하게 대외적으로는 청산법인을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청산사무를 집행하게 됩니다. 이사에 대해 공부할 때와 느낌이 비슷하지 않습니까?
청산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나중에 또 배울 테니까, 일단 이 정도로 알고 지나갑시다. 제80조제2항에서는 어쨌건 이사 또는 청산인이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 재산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냥 처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 법인의 목적에 유사한 목적을 위하여 처분하여야 합니다. 또한, 사단법인의 경우에는 총회의 결의까지 받아야 합니다(제2항 단서). 잔여재산 처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법인의 청산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조문이기 때문에 우리 판례 역시 "민법 제80조, 제81조, 제87조와 같은 청산절차에 관한 규정은 모두 제3자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위 강행규정이라고 해석되므로 만일 그 청산법인이나 그 청산인이 청산법인의 목적범위 외의 행위를 한 때는 무효"라고 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80. 4. 8., 선고, 79다2036, 판결).
오늘은 청산절차를 간략하게 개관하고, 그중 잔여재산의 귀속에 관한 내용을 공부하였습니다. 내일은 정식으로 청산법인에 대해 공부하겠습니다.
*참고문헌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및 그 소속 청장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산업통상자원부령 제252호, 2017. 4. 4., 일부개정) 별지 제5호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