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참을성이 없는 건가?
지금 이 상황이 이상한 건가?
아니면, 이 상황을 견뎌야만 참을성이 있는 건가?
라는 비슷한 생각을 단 한 번이라도 해 본 적이 있는지? 적어도 나는 여러 번 했었던 것 같다. 대체 왜 이런 상황이 지금 나에게 벌어지는 것이며, 결과론적으로 뭔가 좀 이상하다고 느낄 때. 하지만, 콕 집어서 '이건 아니야'라고 말하기도, '지금 이 상황은 이게 이래서 잘못된 거다'라고 말하기도 애매해서 입을 다물어 버릴 때 말이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이벤트의 중심에 있게 되면 기분이 몹시 애매해진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해야만, 그러니까 뭐든 '콕' 집고 넘어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이 칼 같은 성격 때문이다. '좋은 게 좋은 거다'라고 그냥 넘어가도 될 텐데, '이걸 해결해야 좋은 게 진짜 좋은 게 되는 게 아니겠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성미 한번 단호박이다. 참, 나도 나다, 싶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잦은 인간관계 속에서도 때때로 느끼게 되는 이런 혼란스러운 감정들. 침묵을 택하고 외면의 평화를 찾는 것이 지혜로운 것인지 침묵을 깨고 내면의 평화를 찾는 것이 더 나은 일인지 모를 때가 여러 번 있었다. 이십 대의 나였다면, 당차게 나의 논리를 펴고, 이게 맞다!라고 확신했을 거다. 또 삼십 대의 나였다면, 그게 또 그런 것만은 아니란 걸 알기에 더 망설였을 테고. 40대에 들어선 지금의 나는 한번 더 참아보고 답을 찾아보는 중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선, 마지막으로 한번 더 생각하는 인내심이 생겼다. '나만 참으면 다 되는 문제?! 다른 사람들은 이럴 때 그냥 참고 넘어간다고? '하면서 심한 내적 갈등 속에 심할 경우, 밤잠도 설친다.
누구나 상식선의 기준이 다르고, 보편적인 사회생활의 룰도 동네마다 달라서 내가 옳다고 믿었던 것들이 무너졌던 순간들을 여러 번 경험했다. 도무지 '상식선의 수준'이 사람마다 왜 그렇게 다른 건지, 그 기준대로 살기 매우 어려운 시대다. 많은 사람들을 의심하며 살아가고, 신뢰하지 않는 관계들이 많아진다.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기엔 스트레스가 너무 많은 사회이기에, 참고 넘어가는 게 미덕일 때가 많다.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하는 게 정신건강에 훨씬 좋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상하다고 느끼는 그 상황이 무엇이건 간에, 내가 그렇게 느끼면, 대체로 그 상황은 매우 이상한 경우가 많다. 내가 참을성이 없다거나 성격이 이상해 서가 아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스스로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이렇게 까지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다.)
소화가 안 되는 것을 무조건 소화시키려 끅-끅 거리고 있기보단, 차라리 강력한 소화제 한 병 마시고, 트림 한번 꺽- 해 버리고선 소화를 시켜버리는 게 낫다. 그래야 빨리 더 맛있는 것들도 먹을 게 아닌가. ㅋㅋ
그러니 나는 오늘도 그냥 다 말해버리고 만다. 아니면 이렇게 글이라도 써서 표출을 해버린다. ㅎㅎ
참지 말자. 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려는데, 성격 좀 가끔 이상하면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