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지나칠 수 있는 찰나의 생각이나 명상을 하다, 혹은 산책 중에 갑자기 떠오른 것들, 그리고 책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딸려오는 감각들을 잊지 않기 위해 아주 간략한 메모를 해 둔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주로 브런치에 짧은 에세이 형식의 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글감이 마구 생각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고 뭘 써야 할지 모르겠는 날이 더 많다. 지난번에도 그런 날 무심코 글을 썼고, 어쨌든 완결해 냈다.->(쓸말 없지만 쓰는 글)
'쓰는 일'은 일단 노트북을 켜고 키보드를 두들기거나, 뭐라도 쓰려고 '딴짓'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뤄진다. 이를테면 쓸거리가 딱히 없는 날에도 남의 브런치나 포털 가십이나 뉴스를 검색하고 혹은 쇼핑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조금 마음의 준비가 되고 '요이땅' 이제 좀 써볼까, 싶은 마음도 생기는 것이다.
'쓰는 일의 루틴'은 그렇게 일단 자리에 앉고 쓰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그게 블로그든 브런치 같은 플랫폼이든, 아니면 SNS든 각자 자신이 선호하는 쓰기의 영역이 있을 것이고, 주기적으로 그곳에 글을 업로드하다 보면 없던 쓰기의 루틴도 생기는 것도 같다.
오늘은 글 하나 써서 올려볼까,
쓸 게 없는데 뭐 써야 하나 싶은 순간이 더 많지만,
그냥 써볼까, 해서 화면을 열면 나도 모르게 손과 뇌가 알아서 움직이고 있다. 모든 일에든 일종의 '바이브'가 필요한데, 쓰는 것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언제든 '쓰는 느낌의 바이브'를 꾸준히 기억하고, 자주 꺼내봐야 한다.
몇 달간 우울에 빠져 아무것도 못 쓰던 내가, 아무것도 읽지 못하던 내가, 쓰다 보니 쓰게 되었고, 읽게 되었고, 어느새 이것이 하나의 루틴으로 각인되었다.
쓰는 일이 좋다.
타닥타닥 운율감 있게 흐르는 손의 감각이 좋고, 글이 써지는 화면이 좋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무언가 하나의 완결을 지어내는 그 순간을 사랑한다. 그래서 보는 이들이 많지 않더라도, 비록 쓰기가 출간으로 꼭 이어지지 않더라도 '쓰는 일의 루틴'을 평생 가지고 있고 싶다.
올해는 이 쓰는 일의 루틴을 좀 더 다양하게 활용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일에 있어서의 글쓰기
두 번째, 애정하는 에세이의 쓰기
세 번째, 도전하고 싶은 동화의 쓰기
일단 이렇게 선언했으니, 생각날 때마다 몸을 움직여 손가락 춤을 추며 써 보기로 한다.
올해 목표나 계획이 없었는데, 봄이 다가오니 약간의 의욕과 함께 솟아났다. 고마운 의욕이다. 올해도 잘 한번 써 나가 보자. 쓰고 보니 파이팅 넘치는 글로 완결! (파이팅이다~)
* 얼마 전, 분홍색 키보드를 구매했는데, 소리와 느낌이 좋아 자꾸 쓰게 된다.(내돈내산 잘 구매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