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baD Mar 06. 2019

어린이날에 있었던 일

#이인턴블로그 Take8

20150505 미국 생활 112일차, 한국 복귀 26일 전

오늘 리차드와 사진을 찍었다

나와 보스는 만난 지 십 분 만에 볼일을 보고 쿨하게 악수하고 헤어졌다
질질 끌지 않는 게 좋았다. 과연 난 그런 보스가 될 수 있을까
지 볼일 다 봤다고 바로 퇴근하는 인턴 애정 어리게 바라보기!

허드슨을 나와 진짜 출근을 위해 스벅으로 가던 길에 세 가지 일이 있었다

1. 셔츠 핏이 딱 좋은 남자가 지나가서 물그러미 쳐다봤다
오른팔 소매에 살짝 드러나는 문신도 멋있었는데
다시 보니 한쪽 다리가 의족이었다
그런데도 카고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자세히 봐야지만 그가 걸음을 살짝 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스스로 드러나는 바지를 고르다니
갓 블레스 아메리카

2. CVS 앞에 노숙자가 구걸을 하고 있었다
더운 날씨라 땀을 뻘뻘 흘리고 고개를 처박고 앉아있던 그에게 한 여자가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 "아이스티  마실래?"라고 묻더니 끄덕거리니까 "오케이 잠깐만" 이러고 CVS에 들어갔다
갓 블레스 아메리카

3. 저벅저벅 걷는데 옆에 누군가 갑자기
언락유얼슈즈
이래서
허? 하고 머지 신발끈 풀렸나 하고 내 신발을 쳐다보다가 그 사람 얼굴을 쳐다보았다
내가 흑형 스웩 억양을 못 알아들은  것뿐이었다
I like your shoes
민망해서 빙구처럼 Thanks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운동할 때 신으려고 가성비만 따져서 구매한 신발인데다 특히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노랑이 셔츠를 입었기 때문에 신발 칭찬일 거라고 생각도 못했지만
그 사람은 내 신발이 맘에 들었구나

미국은 이런 나라구나

우여곡절 끝에 스벅에 도착했다
May 1-10은 프라푸치노 해피아워 1-3pm이라 반값으로 3불 안 내고 모카 프라푸치노를 주문했다
카페 크기나 손님 수에 비해 테이블이 턱없이 부족했다. 다행히 태반이 To go 였다
옆 옆 블록에는 테잌아웃 전문 스타벅스도 있다(앉는 자리가 없다)

미국은 스벅텤앗이 많은 나라구나

날이 좋아 야외석에 자리를 잡고 일을 하던 중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졌다
문서가 젖길래 집에 가야 하나 안에 자리가 있을까 허둥대고 있는데 고개를 들어 옆 자리를 보니
비즈니스 미팅처럼 보이던 두 명이 서로 말도 끊기지 않고 파라솔이 있던 옆 자리로 유유히 옮겨 앉아 둘 모두를 덮도록 파라솔을 조정했다.
깊은 감명을 받아 나도 낑낑거리며 파라솔을 옮겨서 옆 자리에 앉아 마저 볼일을 보았다

아 이 유유자적함

"... I have sworn upon the altar of god eternal hostility against every form of tyranny over the mind of man."
- Thomas Jefferson to Dr. Benjamin Rush, September 23, 1800
이전 06화 花樣年華: 꽃처럼 가장 아름다운 순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