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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n Aug 02. 2021

안녕, 나의 첫 강아지.

강아지 뒤에 사람 있어요


나의 첫 강아지이자, 우리 가족의 첫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지 곧 3개월이다. 우리 집에 온 지 16년 째인 올해 봄에 먼 소풍을 떠났다. 그저 아쉽고 슬프다. 처음이라 더 서툴고 바빠 잘 챙겨주지 못했던 시간들이 미안할 뿐이다. 


그동안 몇 번 꿈에서나마 만나 꼭 안아주었다(최근 몇 년 동안은 노환으로 불편해해서 안아주지 못했다). 그래도 마지막에 봤을 때 더 예뻐해 주고 쓰다듬어 주지 못한 게 아쉽다. 강아지가 떠나기 전엔 오히려 울면서 잠든 날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막상 떠나고 나니 눈물보다는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 들면서 찬바람이 불어오듯 시리다.


가끔 엄마와 전화로 그 간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펫로스를 극복하고 있다. 16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닌 지라 곳곳에 추억이 남아있다. 애견 이발기에 남아있던 갈색 솜털, 몇 년 전에 사주었던 쿠션에서 나는 쿰쿰한 냄새, 미처 먹지도 못하고 떠난 사료와 간식들.. 천천히 남은 물건들에게 새 주인을 찾아주고 있다. 


강아지의 시간은 너무 짧고 빠르게 흐른다. 그들이 주는 따뜻함과 즐거움에 부지런히 보답해도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홍삼이와는 조금이라도 아쉬움이 덜 할 수 있도록 매일 즐겁게 최선을 다해 함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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