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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의 양 경계에서

배트맨 대 슈퍼맨 프리뷰

by ASTR

사람이란 논쟁하기 좋아하는 동물이다. 사소한 것부터 심오한 것까지 편을 갈라 자기 사이드의 완벽함과 상대 사이드의 부당함을 목놓아 외친다. 그것이 현대인으로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그림이기도 하다.


2016년 최대 기대작 - 슈퍼맨 대 배트맨도 그런 논쟁 중인 작품이다. 마블에 맞서 DC만의 유니버스 구축의 실질적인 시작이며 흥미로운 설정과 캐스팅이 눈이 띈 블록버스터 영화.


평단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평가가 갈린다. 최고의 영화 대 최악의 영화. 영화 관계자는 아마 어떤 사람의 이의 없이 찬사를 듣고 싶겠지만 지금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 로튼토마토 지수가 전작 맨오브스틸 보다 낮은 35%를 기록하고 있다.


자연스레 이런 반응을 살피다 보면 기대감이 떨어진다. 영화를 보고 내가 받을 실망감에 대해 자동적으로 방어하는 심리기전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자. 왜 내가 남들의 평가에 휘둘려야 하는가?


현대인들은 자신의 귀찮은 일들을 무언가에 맡김으로서 윤택한 삶을 누리게 됐다. 먼 거리를 이동해주는 자동차, 각종 잡일들을 처리하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처럼 말이다. 그런데 자기 자신의 꿈이나 진로, 심지어는 마음이나 취향까지도 [아웃소싱]을 맡기고 있다.


영화가 어떻든 판단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남들의 시선과 판단에서 독립적일 수 있다면 그건 나만의 영화를 제대로 감상한 것이다.


최고의 영화이든, 최악의 영화이든 말이다. 남들이 모두 찬사를 보내는 영화를 지루하게 볼 수 있는 일이고, 남들이 모두 망작이라고 부르는 영화를 인생작으로 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영화에 대한 논쟁은 건강하나, 상대를 그렇다고 영알못으로 몰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극단의 양 경계에서 나는 주체적인가?

영화 하나를 보는데도 이렇게 고민이 많은데, 하물며 우리의 인생이야. 배트맨 대 슈퍼맨을 보러가기 전 남들의 반응보다 마음 깊은 속 진짜 나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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